금융

​이재명, '기본대출' 무게 싣나…여의도 찾아 공론화 시동

신병근 기자 2021-05-31 18:12:59
은행권 "코로나발 부실대출 우려…접근 신중해야"

시중은행 한 지점 창구의 모습. [사진=아주경제DB]

[데일리동방]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추진 중인 '기본대출' 제도에 대해 은행권은 대체로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이 지사가 기본대출 구상을 놓고 서울 여의도를 찾아 첫 공론화 과정을 거친다는 소식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시중은행 관계자 상당수는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이 지사는 국회의원 41명과 공동으로 다음달 2일 여의도에서 '경기도 기본금융 국회 토론회'를 개최한다. 기본대출은 이 지사의 핵심 정책인 '기본정책' 시리즈 중 금융 부문을 대표하는 것으로, 누구나 차별받지 않고 일정 금액을 적정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는 개념이다.

경기도 산하 기관인 경기연구원은 이번 토론회에서 1인당 대출 한도 1000만원을 받을 때, 별도 심사 없이 '공정금리' 성격의 연 2.8% 기본대출을 받을 수 있는 안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사가 강조하는 '금융기본권'을 실현하는 차원에서 기본대출이 필요하다는 구상이다.

은행권에서는 이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촉발된 가계대출이 시한폭탄처럼 우려되는 상황에서 무(無)심사 대출이 이뤄지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미국발 국채 금리 인상으로 국내 시중금리도 인상이 임박했는데 은행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지난 3월쯤 경기신용보증재단이 시중은행을 상대로 기본대출 내용을 담아 가능 여부를 묻는 공문까지 돌린 것으로 안다"며 "아무래도 이 지사가 여권에서 유력 대권주자로 오르고 있는 만큼 주목이 되긴 하지만, 막대한 부실 우려를 떠안을 은행이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한편, 경기도 주관의 토론회는 '금융기본권 구현을 위한 발전방안 및 제도화'를 주제로 각계 전문가들이 발표하고 패널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박선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김을식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이 각각 주제발표를 하고 나원준 경북대 교수, 맹수석 충남대 교수, 원승연 명지대 교수 등이 패널토론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