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주인 바뀐다...사모펀드에 매각키로

자사 유제품인 불가리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를 주장했다가 역풍을 맞은 남양유업이 국내 사모펀드(PEF)에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최대주주인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을 비롯해 홍 전 회장의 아내와 손자인 이운경 씨, 홍승의 씨가 보유한 모든 주식을 국내 경영 참여형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공시에 따르면 양도 대상은 남양유업 보통주식 37만8938주로, 계약 금액은 3107억2916만원이다. 대금 지급 시기는 당사자들이 합의할 수 있지만 8월 31일을 넘기지는 못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회장은 남양유업의 지분 51.68%를 보유하고 있고, 일가 보유 주식을 합하면 53.08%에 달했다. 홍 전회장이 경영권을 넘기기로 한 것은 현행 체제로는 더 이상 돌아선 소비자들의 민심을 회복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남양유업은 4월 13일 한 심포지엄에서 자사 제품 불가리스의 효과를 발표했다가 효과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반박이 나오면서 논란을 빚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을 과장 광고 등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경찰은 남양유업 본사 사무실과 세종연구소 등 6곳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2013년 이른바 갑질 논란에 이어 불가리스 사태로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도 다시 불붙는 등 논란이 일자 홍 전 회장은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으며 경영 승계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후 남양유업은 지난 10일부터 불가리스 생산공장인 세종공장의 정재연 공장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경영 쇄신 등 지배 구조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