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GS리테일·홈쇼핑 합병 초읽기] <下>허연수發 이커머스 '닥공'…100년 기업 승부수?

문은주 기자 2021-05-24 14:00:57
GS리테일·GS홈쇼핑 합병 축은 고객·상품·물류 통합 이커머스 시장 도전장 초석...GS페이 등 플랫폼 투자 오프라인 유통망 강점이지만 주 서비스 채택 과제도

[사진=GS리테일 제공]

 

[데일리동방] GS홈쇼핑을 품는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의 '닥공(닥치고 공격)' 전략이 이커머스 재편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편의점의 강자인 GS리테일이 온라인과 TV쇼핑에 강점이 있는 홈쇼핑과 결합하면 롯데, 신세계에 대항할 수 있는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GS리테일은 지난 50년간 계속해서 변화하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산업 트렌드에 맞춰 발 빠르게 변화하고 스스로를 혁신해 왔습니다. 5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GS홈쇼핑과의 합병을 통해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통합 쇼핑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고객과 함께 100년 기업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GS리테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허 부회장이 GS홈쇼핑과의 합병 효과를 기대하면서 밝힌 말이다.

오는 7월 예정된 GS리테일과 GS홈쇼핑 간 합병의 큰 축은 △고객 통합 △상품 통합 △인프라 통합 △디지털 커머스 등 네 가지다. 지난해 기준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회원수는 각각 1400만명, 1800만명 수준으로 중복 고객을 제외해도 약 2600만명에 이른다. 그간 따로 관리하던 회원들을 통합 법인에서 관리하면 상당한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편의점 GS25를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유통망과 GS홈쇼핑 고객을 연결하면 강력한 유통 네트워크로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현재 GS리테일의 편의점·슈퍼 점포망은 1만5000여개에 달한다. 연면적 40만㎡가 넘는 규모의 전국 60개 물류 센터망과 3300여대의 배송 차량, 2200여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GS홈쇼핑은 3000만가구에 이르는 TV홈쇼핑 시청 가구를 확보하고 있다. 

존손 법인으로 남는 GS리테일 측은 여기서 더 나아가 향후 5년간 6개의 물류 센터를 신축하고 IT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57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오는 2025년까지 연간 취급액을 25조원까지 달성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현재 양사 통합 취급액은 올해 현재 15조원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향후 5년간 △디지털커머스 강화 △IT 및 물류 인프라 구축 △신사업 등에 1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사업별 통합 시너지 목표 및 투자 계획 [사진=GS리테일 제공]


 이 모든 계획의 핵심은 '디지털 커머스'다. 유통업계 공룡부터 스타트업까지 온오프라인 경계를 없애고 모바일 플랫폼으로 축을 옮겨가는 상황에서 '고객 맞춤형 온·오프 통합 커머스플랫폼’을 목표 삼아 큰 폭으로 성장중인 이커머스 시장에서 도전장을 낸 것이다. 독자적인 간편 결제 시스템인 GS페이, 고객 맞춤형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싱글사인온(SSO: 한번의 로그인으로 여러 서비스 이용) 구축 등에 27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도 그 일환이다.  

다만 이번 합병의 경쟁력을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현재 양사는 최대 경쟁력으로 GS리테일이 갖추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망을 꼽는다. 온라인 기반 순수 이커머스 업체에 대해서는 강점이 될 수 있지만 롯데나 신세계그룹 등 기존 경쟁사들도 오프라인 유통망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애매할 수 있다. 

여기다 코앞으로 다가온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이후 이커머스 시장에 작용할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양사는 통합 예정인 7월 이후 현재 시범 서비스중인 온라인 플랫폼 '마켓포' 운영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GS샵, GS프레시몰, 랄라블라, 달리살다 등 개별적으로 운영되고 있던 온라인 사업을 한 곳으로 모으는 작업을 하고 있다. 대부분 인지도가 높지 않은 상황이다. GS샵의 실적과 사업성도 두루 고민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이커머스 업계가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단건 배달'과 '퀵 커머스(Quick+Commerce, 도심형 물류창고에서 주문 상품을 30분 이내 배달하는 모델)'에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는지 여부도 통합 법인 성공의 주요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GS리테일 측은 앞서 물류 대행사인 메쉬코리아 지분투자, 우리동네딜리버리 서비스 확대 등으로 바탕을 마련해놓은 상태다. 새벽 배송, 박스25, 반값택배, 수퍼 배송 등 주력 서비스가 통합 법인 성공의 가늠자가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