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신세계 정용진의 '인천탈환작전'…유통시장 판 흔든다

강지수 기자 2021-03-16 10:30:21
프로야구단 신세계 랜더스. '인천상륙작전' 야구 판도 흔든다 문학경기장 스포츠복합쇼핑몰 재단장…소득수준 높은 송도에 랜드마크 백화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편집자주>  "대한민국 최초의 야구, 인천야구 상륙. 대한민국 최초의 반격, 인천상륙작전. 대한민국 최초의 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상륙. 대한민국 최초의 마트, 신세계 이마트 상륙. 상륙 뒤에는 항상 판도가 바뀐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독점공개한 야구단 'SSG랜더스' 홍보 영상 멘트다. 

대한민국 유통 시장 판도를 뒤흔드는 '정용진 어메이징 드림'이 올 봄, 프로야구 개막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다. '세상에 없던 어메이징한 콘텐츠를 보여주겠다'는 야심찬 꿈이 대형마트, 백화점을 넘어 스포테인먼트 쇼핑몰, 놀이테마파크, 온라인 유통으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쿠팡에 맞서기 위해 네이버와 손을 잡는 등 '적과의 동침'도 서슴지 않은 이유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채널을 결합한 ‘올라인(all-line)’ 전략의 일환이다. 고객의 시간과 경험을 온+오프 유통 채널에 담아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겠다는 용진이형의 ★꿈은 이루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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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세계그룹 제공 ]


"앞으로 유통업의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다."

지난 1월, 모두가 깜짝 놀란 신세계그룹의 야구단 인수에는 정용진 부회장의 '빅픽처'가 있었다.

줄곧 오프라인 체험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지 않는 게임을 해 달라"고 밝힌 바 있다. 신세계는 '지지 않는 게임'을 위해 인천으로 눈을 돌렸다. 인천을 연고지로 한 야구단 인수를 기점으로 상권 장악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들어간 모습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클럽하우스'라는 음성채팅 SNS에서 2023년 준공 예정인 청라 스타필드에 돔구장을 함께 건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착공한 청라 스타필드는 역대 최대 규모로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건축연면적만 50만4512㎡ 규모로, 쇼핑몰, 테마파크, 호텔 등과 함께 백화점도 입점할 예정이었다. 여기에 돔구장까지 건설할 경우 인천 중심 상권이자 테마파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국제도시로 자리잡고 있는 송도에는 기존 예정했던 복합쇼핑몰 대신 백화점을 출점할 가능성이 언급된다. 신세계는 지난 2015년 총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부지 5만9600㎡(약 1만8068평)에 백화점, 대형마트와 문화 시설을 포함한 라이프스타일 복합쇼핑몰을 준공한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최근 송도 부지 백화점 출점 관련 컨설팅을 받으면서 해당 부지에 백화점 건설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도와 청라 등 인천경제자유구역 신도시의 소득 수준이 비교적 높은 것을 고려하면 지역 랜드마크 백화점으로 상권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사진= 신세계그룹 제공]


◆자존심 걸린 인천 탈환

정 부회장의 이같은 인천 탈환은 향후 '인천=신세계'라는 인식을 만들 수 있다. 인천 송도와 청라 등 신도시는 소득수준이 높고 바닷길과 공항 등 관광 수요까지 갖추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인천은 롯데와의 자존심 싸움이 걸린 곳이기도 하다. 신세계가 인천에서 대형마트 6곳만 운영하고 있는 것과 달리 롯데는 인천에서 백화점 1곳과 대형마트 10곳을 운영하며 지역 주도권을 잡고 있다.

과거 신세계는 롯데에게 인천 지역 주도권을 한 차례 내준 적이 있다. 롯데는 지난 2012년 신세계가 운영하고 있던 인천터미널 대지와 건물을 9000억원에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소송전까지 벌어진 끝에 롯데는 2019년 1월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의 문을 열었다. 해외 명품을 대거 구비한 인천터미널점은 전국 롯데백화점 중 매출 상위권에 든다.

신세계는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과 한 정거장 거리에 있는 SK행복드림구장(문학경기장)을 '스포츠복합쇼핑몰'로 재단장하면서 롯데와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룹 상품이나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상할 예정이다.

여기에 설립 가능성이 거론되는 백화점, 대형 복합쇼핑몰까지 건설할 경우 신세계가 비교적 약했던 인천 지역 장악력을 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명품을 갖춘 백화점 입점 시 해당 지역의 위상이 올라갈 수 있어 지역 거주자들 사이에서도 기대가 커지고 있다. 송도와 청라에는 아직까지 대형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이 없는 상태다.

이밖에도 정 부회장은 이마트 등 매장 리뉴얼과 별개로 2031년 개장을 목표로 경기도 화성 국제테마파크 조성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최신 IT기술을 접목한 테마파크와 호텔·쇼핑몰·골프장을 조성,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글로벌 복합테마파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