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부동산원은 ‘2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를 통해 지난달 전국 주택매매가격이 전월 대비 0.89% 상승했다고 밝혔다. 수도권 집값은 전월 대비 1.17% 오르면서 2008년 6월(1.8%) 이후 12년 10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서울 주택 매매가격도 전월 대비 0.51% 올랐다.
이번 발표가 주목 받는 것은 지난 2월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전국 83만6000가구 공급 내용을 담은 2·4 대책을 내놓은 이후 첫 발표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4일, 2025년까지 서울 32만호 등 전국 83만6000가구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초대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3주 뒤에는 광명시흥, 부산, 광주 지역에 25만 가구 공공택지 개발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달에도 집값 상승률이 꺾이지 않으면서 정부 정책이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 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경제·환경적인 요인이 다뤄지지 않은 이전 부동산 정책, 그리고 가격 인하, 세금 폭탄에 초점을 맞춘 법안들이 현실과 만나 엇박자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공시 가격을 시세에 맞추고, 분양가를 시세의 90% 선으로 정하는 등 현실적으로 가격 인상 요인이 많다는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공시지가 현실화, 분양가 90%반영, 재건축, GTX 이슈 등의 가격 인상 요인을 내놓고 주택가격을 안정화시키겠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가격에만 초점을 맞춘 채 종합적인 상황을 보지 않았기에 정부 대책은 서로 상충되며 부작용을 불러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최근의 정부 정책이 부동산 안정을 추진하기 위한 의지를 보이고 있고, 일관됐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주거 가격이 하향 조정될 것 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정부 정책이 구체화되어 가는 시점에서 정책이 유효해질 것 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오는 4월 발표될 공공택지 물량발표(14만9000여 가구), 5월 공공직접시행 재개발·재건축 발표, 7월 공공직접시행 재개발·재건축 1차 후보지가 발표 등의 정부안이 나온다면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교수는 "최근 정부에서 내놓는 공급대책은 강력하고, 구체적이다"라며 "공급량이 많고, 효과적인 만큼 일거에 정책이 발표될 경우 부동산 가격 폭락도 예상해 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기본형건축비 인상(0.89%↑)이 주택 가격에 미치는 효과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리얼투데이 장재현 본부장은 "이번 기본형건축비 소폭 인상 결정은 건설업 현장에서 볼 때 현실적으로 큰 의미는 없는 수준"이라며 "지난달 밝힌 공급 대책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고, 기본형건축비 인상은 정부 의지가 소폭 반영된 미미한 대책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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