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국토부는 코나EV 화재 원인이 배터리 셀 제조 불량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로써 리콜 비용 분담 결정에도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24일 리콜 계획과 함께 화재 원인 조사 결과 일부를 발표했다.
국토부의 합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위적인 화재 재현실험을 통해 배터리 셀 내부 열 폭주 시험에서 발생한 화재 영상이 실제 코나EV 화재 영상과 유사했다.
또 지난달 발생한 화재 차량에 대한 중간 조사 결과, 화재는 3번 팩 좌측의 배터리 셀에서 발생했고 내부 양극(+) 탭의 일부가 화재로 소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 측은 “리콜로 수거된 불량 고전압 배터리 분해 정밀조사결과, 셀 내부 정렬 불량(음극탭 접힘)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이어서 “분리막 손상이 있는 배터리 셀로 화재 재현실험을 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과충전으로 인한 배터리 화재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는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가 이를 차단하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이후 입장문을 내고, 국토부의 발표에 대해 “재현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배터리 셀 내부 정렬 불량을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에 더해 “지난해 10월 화재의 원인으로 제시됐던 분리막 손상 관련해서는 합동 조사단의 모사실험 결과 화재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음극 탭 접힘은 셀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진행성 불량"이라며 "그로 인해 셀 작동이 멈출 수는 있어도 발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LG 측 주장에 힘을 실었다.
박 교수는 "리콜로 수거한 배터리에서 리튬 부산물이 나왔다는 것은 오히려 BMS 오작동에 따른 과충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LG 측도 “현대차의 BMS 충전맵 오적용의 경우 당사가 제안한 급속 충전 로직을 현대차에서 BMS에 잘못 적용한 것을 확인했고, 화재 발생과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 추가적으로 확인할 것”이라며 현대차의 과실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러나 국토부와 함께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인 자동차안전연구원은 LG 측과 다소 다른 입장을 밝혔다.
전준호 사고조사팀장은 “배터리 셀의 음극탭 접힘 문제는 화재 원인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원인이 아니라고 확정할 수 없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전 팀장은 LG 측이 화재와 관련이 없다고 한 분리막 손상에 대해서도 “재현실험에서 아직까지 화재가 없어 화재 원인일 가능성이 낮은 것은 맞지만, 화재와 관련이 없다고 발표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자동차안전연구원 측은 최종 결론이 나오는 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리콜 비용 분담 결정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비용을 더 분담하는 쪽이 과실이 더 많음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콜 비용은 총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현대차는 분담 비용을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반영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종 결론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초기 비용에 대해서는 반반씩 부담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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