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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수장 연임 순풍] ①김정태 1년 연임 ‘무게’…지배구조 숙제도 “1년 더”

신병근 기자 2021-02-18 15:15:31
하나금융 차기 회장 후보군 4명 중 현직 회장 은성수 “회추위 판단 존중"…사실상 승인 해석도 후계양성 준비 '미흡'…'A→A+' 이룰 지 주목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하나금융 제공/자료사진]

[데일리동방] 차기 하나금융그룹 회장직을 놓고 김정태 현 회장이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김 회장의 연임 여부는 하나금융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는 중립적 입장을 밝혀, 금융당국 암묵적 간섭에서 자유로워졌다는 시각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최근 차기 회장 최종후보군(숏리스트)으로 김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을 비롯해 박성호 하나은행 디지털리테일그룹 부행장,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등 4명을 선정했다.

김 회장이 당초 알려진 연임 고사 의사를 접고 숏리스트에 오른 사실이 전해지자,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의 1년 임기 연장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에 현 금융권의 관심사는 내규 상 1년뿐인 추가 임기 동안 김 회장이 안정적인 후계구도를 완성할 수 있을지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함 부회장이 ‘채용비리’ 이슈와 대규모 투자 피해를 낳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연루돼 있는 만큼, 함 부회장을 무리하게 회장으로 선임하는 것보다 현 김 회장이 하나금융의 방향타를 1년 더 잡는 게 낫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김 회장의 뒤를 이을 1순위로 거론된 함영주 부회장의 각종 법률 리스크 때문이다.

하나금융 지배구조 규범에 따라 만70세까지 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만69세인 김 회장의 추가 임기는 1년여로 제한된다. 본인이 구상한 후계구도와 교체 시기가 흔들린 김 회장으로서는 다시금 지배구조를 다져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은 셈이다.

특히 하나금융은 경쟁 금융그룹인 KB금융과 신한금융에 비해 지배구조 부문에서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기업 경영 전략의 트렌드로 꼽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관련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매년 발표하는 평가 결과, 지난해 KB와 신한금융은 각각 최고등급(A+)을 받은 반면 하나금융은 한 단계 낮은 A등급에 그쳤다.

더욱이 다른 금융그룹의 경우 회장 후보 풀에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 카드, 보험사 등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대거 포함되는 것과 달리 하나금융은 은행과 증권계열 대표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따른다. 모두 김 회장이 4연임을 달성할 경우 극복해야 할 과제들로 지목된다.

한편, 금융당국은 김 회장의 4연임설에 대해 관망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모두 하나금융 내부적인 결정에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김 회장의 이번 임기는 3월 주주총회까지로,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는 이르면 이달 말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