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쿠팡 뉴욕행] ①한계 직면한 누적 적자…상장 자금으로 ‘풀필먼트’ 강화

김태환 기자 2021-02-17 10:28:35
누적 적자 3조6628억…매출 성장세 뚜렷하지만 적자 지속 증가 수수료 수익 증가와 택배 단가 하락 시 2022년 흑자전환 예상

[사진=쿠팡 제공]


[데일리동방]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은 자금 유동성 확보가 이뤄져야 한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누적 적자만 4조원에 육박해 투자 유치금을 모두 소진한 상태이고 추가로 투자 받을 곳도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상장 이후 자금이 유입되면 로켓배송으로 대표되는 풀필먼트를 확대하고 쿠팡플레이와 쿠팡페이 등 신사업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누적 적자만 3조6628억원···유동성 위기 탈출 '필수'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과도한 누적적자는 과당경쟁의 결과이며 유동성 위기에 처할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최근 보고서를 통해 "쿠팡이 직매입 전략으로 선회한 뒤 2014년까지 1000억원 수준이던 영업손실이 2018년엔 1조원대까지 수직상승했다"며 "시장에서는 이를 과도한 경쟁의 결과로 보고 '상식을 뛰어넘는 적자 전략을 고수하는 위험한 회사'로 평가하고 있다. 매출 확대와 영업손실 확대를 동일 시 하고 있어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매출을 포기해야 한다는 해석도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매출은 29조3855억원에 육박하는 등 매출 성장세는 뚜렷했지만 같은 기간 적자폭도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쿠팡의 누적 영업적자는 3조6628억원으로 집계된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6년 -5521억원, 2017년 -6487억원, 2018년 -1조1651억원 2019년 -7127억원, 지난해 -5842억원 등이다.

쿠팡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흑자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사실상 유동성 위기에 처할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다. 앞서 쿠팡은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15년(10억달러)과 2018년(20억달러) 두 차례에 걸쳐 총 30억달러(약 3조3000억원)를 투자받았다. 현재는 로켓배송 도입, 물류센터 확장 등으로 사실상 투자금을 모두 소진한 상태다.

최근에는 유통 분야의 직매입 거래(이커머스)와 통신판매 중개 거래(오픈마켓)에 있어 상품 대금의 지급기한을 30일로 앞당긴 ‘로켓정산법’도 국회에서 발의된 상태다.

해당 법안을 대표발의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베이코리아 등 오픈마켓은 1~2일 내 사업자에게 대금을 정산해 주는 반면, 쿠팡과 같은 이커머스 회사들은 대금을 최장 60일 후에 지급했다”며 “이커머스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이 정산 대금 지연으로 사업장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로켓정산법이 국회를 통과해 대금정산일이 앞당겨지면 이커머스 업체들의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쿠팡의 사업구조가 아직 적자인데, 대금정산일이 앞당겨지면 현금흐름이 빡빡해질 수밖에 없어질 것이란 우려다.

쿠팡의 증시 상장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필수적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은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10억달러를 조달한다는 계획이며, 상장 후 쿠팡의 기업가치는 최소 30조원에서 많게는 5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며 "특히 국내 증시보다 더 자금이 풍부한 뉴욕 증시에 상장하면 투자금 유치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신사업 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사진=쿠팡 제공]


◇풀필먼트·물류센터 건설로 비용 구조 '최적화'

IPO로 확보한 자금은 쿠팡이 벌이는 신규 사업에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쿠팡은 신고 서류를 통해 성장을 위해 당분간 대규모 투자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주요 투자처는 로켓배송 확대를 위한 '풀필먼트(구독형 물류시스템)' 확충과 OTT 사업인 '쿠팡플레이', 음식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 결제 시스템 '쿠팡 페이' 등 주요 신사업 확장이 될 전망이다. 신규 인력 고용에도 투자해 오는 2025년까지 5만명 신규 고용을 목표로 내세웠다.

쿠팡 관계자는 "현재 우리의 자금 지출 중 상당 부분은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로, 성장을 위한 야심 찬 계획에 따라 가까운 미래에 큰 규모의 자본 지출을 지속할 것"이라며 "풀필먼트와 물류센터를 건설해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는 한편 배송 시간을 줄이고 비용 구조를 최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쿠팡이 성공적으로 상장하고 자금 유치에 성공한다면 플랫폼 카테고리에서의 경쟁력 강화외 수수료 수익 확보 등을 위해 풀필먼트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2021년에 풀필먼트 고객 수가 늘어나고, 지속적인 수수료 수익 증가와 택배 단가 하락이 나타난다면 2022년에는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