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코스피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역으로 하락장에서 수익을 내는 ‘곱버스’ 상품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이미 시장이 과열돼 있어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판단에 곱버스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까지의 수익률은 최악이다. 전문가들은 하락장에 베팅하는 투자방법 자체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자산 헤지나 단기투자 등 목적을 분명히 정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11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대표적인 하락장 베팅 상품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에 최근 1개월(지난해 12월8일~올해 1월8일)간 9980억원의 투자금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KODEX 인버스’와 ‘KODEX 코스닥150인버스’의 설정액은 각각 1850억원, 720억원이 늘었다. ‘TIGER 200선물인버스2X’(480억원), ‘KBSTAR 200선물인버스2X’(90억원), ‘TIGER 코스닥150선물인버스’(60억원), ‘TIGER 인버스’(30억원), ‘KINDEX 인버스’(20억원) 등에도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인버스 상품은 선물 지수를 따르는 방식으로 설계돼 지수가 떨어지면 수익이 난다. ‘KODEX 인버스’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TIGER 코스닥150선물인버스’ 등이 대표적인 인버스 상품으로, 지수가 1% 떨어지면 1% 수익을 얻는다. 곱버스는 2배의 수익을 낼 수 있지만 반대로 상승장에서는 손실도 2배다.
개인투자자들이 해당 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주식시장이 과열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3월 코스피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충격으로 1500선으로 주저앉았지만 기준금리 인하, 공매도 금지 등의 조치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9월에는 2300선에 안착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2800선을 돌파했다. 1월11일 11시 기준 코스피는 장중 320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연일 주가가 상승하면서 증시가 과열이라 진단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코스피 시가총액은 1880조5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이 1900조원임을 감안할 때 104.2% 비율이다. 일반적으로 시총비율이 GDP의 100%를 넘어설 경우 시장 과열로 해석한다.
하지만 인버스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주가 조정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상품 수익률은 최악인 상태다. 곱버스인 KODEX200선물인버스2X 1개월 수익률은 -31.89%를 기록했으며, KODEX인버스 -17.12%, TIGER200선물인버스2X -31.94%, KBSTAR200선물인버스2X -31.55% 등이다.
전문가들은 하락장 베팅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묻지마식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인버스나 곱버스의 경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일부 자산을 헤지하거나 단기적인 수익을 내는 용도로 활용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지수 상승세가 뚜렷하다면 과감히 손실을 각오하고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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