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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맵모빌리티의 혁신이란]혁신 외치더니 결국 ‘대리운전’...중소업체는 어쩌나

김성훈 기자 2020-12-08 03:07:00
소규모 대리운전업체, 6년 전比 20%↓…카카오 진입 영향 미친 듯 카카오 진출시 "건강한 생태계 조성' 포부…결국 수수료 인상 대리운전, 中企 적합업종 아냐..."티맵, 또 다른 갑 되지 않길"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6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모빌리티 사업 추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데일리동방]티맵모빌리티는 독립 후 첫 번째 신사업으로 ‘대리운전’을 선택했다.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사업단장은 지난달 2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내년 대리운전 사업을 내놓고 시장을 이끌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람과 사물의 이동 방식을 혁신하겠다”는 분사 포부와는 사뭇 다른 결정이다.

이 단장은 “대리운전 시장은 수익성과 성장성이 검증됐지만 시장 내 혁신과 기술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대리운전 사업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 단장은 어떠한 혁신이 있을지 보여주진 않았다.

시장은 대리운전 시장에 혁신이 무엇이 있겠느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결국 수익성때문에 뛰어들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대리운전 실태조사 및 정책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대리운전 시장 규모는 2조7672억원에 달한다.

이 단장은 또 “돈만 버는 회사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회사가 되겠다”며 “기존과 전혀 다른 서비스로 대리운전 기사의 수익을 강화하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환영할 만한 목표지만 대리운전 기사 처우 개선 만큼이나 중요한 한 가지가 빠져있다. 경영난을 겪는 중소 대리운전 업체에 대한 고려다.

이창수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이사장은 "혁신과 상생을 말하며 진출한 대기업도 결국 변질돼 소규모 업체와 기사들에게 어려움만 더하고 있다"며  "수익 논리를 앞세운 대기업의 진출은 철저하게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대리운전 실태조사를 보면 2019년 기준 대리운전 업체 수는 3058곳이다. 3851곳의 대리운전 업체가 영업하던 2013년에 비해 753개 업체, 20.6%가 감소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에는 소속 대리운전자 수가 ‘100명 이상’인 업체 비율이 46.3%로 가장 높았고, 10~30명 미만(26.3%)·10명 미만(13.7%) 업체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2013년 조사 때는 소속 운전자 수가 10명 미만인 업체 비중이 52.9%로 가장 높았다.

조사를 맡은 교통안전공단 측은 이러한 변화에 대해 “지난 6년간 업계 경쟁이 심화해 소규모 업체가 시장에서 퇴출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6년에는 관련 조사가 시행되지 않았기에 단언할 수는 없지만, 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 시기가 2016년임을 고려하면 카카오의 진출이 소규모 대리운전 업체의 해체에 영향을 미쳤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현재 약 16만3500명의 국내 대리운전자 중 90% 이상이 카카오 대리운전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카카오와 최근 시장 진출을 밝힌 '타다'에 이어 티맵모빌리티까지 대리운전 사업에 진출할 경우 중소 대리운전 업체의 경영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6년 “건강한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며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한 카카오는 현재 소규모 대리운전 업체는 물론 대리운전 기사들에게도 새로운 ‘갑’으로 비난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민청원까지 올라와 1000명 이상이 동참했다. 수수료 인상, 대리기사 대상 유료 서비스 신설 등이 그 이유다.

대리운전업계 관계자는 “대리운전업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지 못하고 있는 이상 티맵모빌리티가 카카오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