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기업공개(IPO)를 진행 중인 'BTS' 보유 기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게임사 크래프톤이 하나의 히트작만 있는 '원히트원더'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나의 상품에 매출 비중이 90%를 넘으면서, 만일 문제가 발생할 경우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게 되는 약점을 가지게 된다. 현재 콘텐츠 상품을 활용할 수 있는 지적재산권(IP) 사업 확대와 더불어 새로운 콘텐츠 상품 개발 추친 등 구조적 개선 작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BTS 매출 비중 97.4%…"활동 제약시 매출 타격"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빅히트가 IPO를 진행하며 제출한 증권신고서에는 자사 주식의 투자위험 요소로 BTS 멤버들의 군 입대와 BTS 매출 편중을 들었다.
BTS 멤버 6명의 출생년도는 1992년~1997년으로 모두 현역병 입영대상이다. 사실상 입대한 뒤 1년 6개월간 공백 기간이 생기게 된다.
빅히트에 따르면 BTS 관련 매출 비중은 지난해 97.4%(5718억원)이며 올해 상반기에는 87.7%(2578억원)로 집계됐다. 만일 BTS가 군 입대나 계약 만료 등으로 활동을 할 수 없을 경우 관련 매출이 줄어들 수 있게 된다.
내년 상장을 앞둔 게임사 '크래프톤'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린 '배그'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크래프톤의 지난해 매출 1조874억원 가운데, 1조450억은 배틀그라운드를 서비스하는 펍지에서 나왔다. 펍지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순손실을 기록했다. 피닉스 -44억원, 엔메스엔터테인먼스트 -44억원, 스콜 -46억원, 레드사하라 -62억원, 딜루젼스튜디오 -15억원 등이다.
이처럼 하나의 상품이나 콘텐츠로 성공한 ‘원히트원더’의 경우 대부분 저조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애니팡'으로 모바일 게임 성공신화를 작성한 선데이토즈의 경우 공모가 4000원에 상장한 뒤 단숨에 1만5000원대로 3배 가까이 뛰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후 7만9000원에서 고점을 찍었지만 애니팡2의 저조한 실적과 매출 부진으로 최근에는 2만원대로 후퇴했다.
특히 수익이 편중된 제품이나 콘텐츠에 문제가 나타날 경우 기업이 존폐의 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 '내추럴엔도텍'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2015년 한국소비자원이 백수오 제품 32개를 검사한 결과 21개 제품에 '이엽우피소'가 혼입됐는데, 여기에 독성물질이 섞였다고 밝혔다. 내추럴엔도택은 전체 백수오 유통에 70%를 담당하고 있었다. 이후 2017년 식품의약안전처가 백수오 건강식품 독성 시험 평가를 진행한 결과, 당시 내추럴엔도택의 가공방식을 적용하면 독성 성분이 없다는 것을 밝혔다. 무고함이 밝혀졌음에도 내추럴엔도택은 회사가 매각될 정도로 큰 타격을 입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원히트원더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단기 실적 성장세가 좋지만 결국 후속 제품이나 차기작 등의 경쟁력이 없을 경우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차기작 개발·M&A 등으로 수입원 확대 절실
상품 다양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가 게임 개발사 펄어비스다. 이 회사는 IPO 당시 '검은사막' 콘텐츠가 유일했지만, 추가 게임 개발을 늘리며 '원히트원더'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7년 코스닥 상장 당시 펄어비스 공모가는 10만3000원, 시초가는 9만2700원이었지만 상장 직후 하락세를 보이며 8만8000원선까지 떨어졌다. 이후 '검은사막' 모바일 출시와 '섀도우아레나', '붉은사막' 등 차기작들을 개발하면서 주가가 올해 20만원대까지 상승했다.
빅히트와 크래프톤 역시 자신들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사업 다각화와 라인업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빅히트는 새로운 아이돌 그룹 데뷔와 인수합병 등으로 수입원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공들여 데뷔시킨 'TXT'는 최근 엔터업계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지난해 인수한 쏘스뮤직, 플레디스 등 엔터사들을 합병했다.
합병을 통해 남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여자친구를 비롯해 세븐틴, 뉴이스트 등 다양한 아이돌 그룹을 품으면서 라인업이 풍성해지고 있다. 특히 올해 말에는 CJ ENM과 협업한 빌리프랩 보이그룹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정통 MMORPG '엘리온(ELYON)'을 준비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으로 시장 무게중심이 이동한 상태에서 PC게임을 출시한다는 부담감이 있지만, 오히려 경쟁자가 없는 시장에 '무혈입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스마일게이트가 MMORPG '로스트아크'를 출시하면서 PC게임 시장에서 흥행을 기록했던 사례가 있다"며 "엘리온이 출시된다면 유저가 많이 몰릴 것으로 기대되지만 추가적으로 즐길만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인기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