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두산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두산타워 빌딩을 마스턴투자운용에 8000억원에 매각한다.
두산그룹은 지난달 골프장 클럽모우CC를 하나금융-모아미래도 컨소시엄에 1850억원, 벤처캐피털 네오플럭스를 신한금융지주에 730억원에 매각한 후 꾸준히 자산과 계열사 처분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에는 두산솔루스 지분 18.05%와 대주주 보유지분 34.88%를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각각 2382억원, 4604억원에 처분했다. 이어 모트롤사업부를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에 4530억원에 매각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타워가 팔리면서 자산 매각 대금이 2조원을 넘어섰다"며 "향후 두산인프라코어 등 계열사 매각도 서둘러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하던 중국법인 소송 리스크를 제거한 채 매물로 내놓으며 1조원 이상의 딜이 기대되고 있다.
당초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자에게 중국 법인(DICC·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의 소송 관련 우발채무를 전액 책임지는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 하나금융투자,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과 소송가액만 7000억원이 넘는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어 이를 패소할 경우 매각가 이상을 보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원매자 입장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의 가치를 절하하는 첫 번째 요소로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두산그룹이 이를 떠안기로 하면서 당초 8000억원에 수준으로 예상된 매각가가 1조원 이상으로 뛸 것이란게 업계의 예측이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에 성공하면 사실상 자구안 이행의 8부 능선을 넘게 된다. 두산그룹은 올해 초 자금난으로 채권단으로부터 총 3조6000억원을 지원받았다. 이후 유상증자와 계열사 매각을 통해 연내 1조원을 포함해 3조원의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자구안을 내놓은 바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이후 두산건설과 논현동 사옥 매각작업이 사실상 자구안 이행의 마침표가 될 전망된다.
두산건설은 최근 우선협상대상자인 대우산업개발과의 인수협상이 결렬되며 새로운 원매자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매각가는 상장폐지 이전 시가총액인 4300억원의 절반수준인 2000억원대로 예상된다. 차순위 원매자에 대해 알려진 바 없어 매각작업이 해를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두산건설이 사용하고 있는 논현동 사옥 역시 총 2500억원 규모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6월 블루코브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매각대금을 납부하지 못해 거래가 불발됐다.
그러나 논현동 한복한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 등으로 이지스자산운용 등 차순위 원매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매각작업이 곧 재개될 것이란 예측이다. 이 밖에 두산베어스 야구단도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인프라코어의 대규모 소송리스크를 떠안은 것은 자산매각에 속도를 내기 위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며 “관심을 끌던 알짜 계열사 밥캣을 지켜냄과 동시에 빠른 자구안 이행을 통한 경영정상화에 초점을 두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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