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렌터카(옛 AJ렌터카)는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일반 주주 공모가 아닌 제3자배정 방식으로 진행되며 대상자는 최대주주인 SK네트웍스다.
SK네트웍스는 지난 2018년 말 AJ렌터카 지분의 42%를 3000억원에 인수했다. 2016년에는 SK매직(옛 동양매직)을 산하에 편입하는 등 상사에서 렌탈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자체 렌터카 사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SK네트웍스가 AJ렌터카를 인수한 후 흡수합병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SK네트웍스는 오히려 렌터카 사업부를 AJ렌터카로 이관하기로 했다.
SK네트웍스가 이런 결정을 한 이유로는 주주 반발 가능성 최소화, 지배력 강화가 꼽힌다. SK렌터카 흡수합병시 기존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 등을 행사하면 비용 부담이 증가할 우려가 있었다.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 지분 인수 과정에서 100%에 달하는 경영권프리미엄을 이미 지불해 추가 자금 소요를 꺼릴 수밖에 없다.
SK네트웍스는 자체 렌터카 사업을 SK렌터카에 이관하면서 1625억원 규모에 달하는 지분을 추가로 확보했다. 현재 SK네트웍스가 보유한 SK렌터카 지분율은 64.2%로 이전 대비 22%포인트가량 증가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지분율은 73%로 확대된다. 사실상 지주사인 SK네트웍스 지배력이 더욱 확고해지는 것이다.
렌탈업은 일반 제조업과 달리 사업 특성상 부채비율이 높다. 부채 형태로 자금을 끌어들이고 이를 통해 사들인 자산규모가 바로 영업력이자 경쟁력인 탓이다. SK렌터카 신용등급은 ‘A0, 안정적’으로 자체 조달 여력에 한계가 있다. 재무부담을 낮추고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은 필수다.
여기서 부채부담 축소 역할을 SK네트웍스가 담당하는 것이다. 실제로 신용평가사들은 SK렌터카 유상증자에 대해 신용도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그룹 지원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IB업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는 우량등급을 보유하고 있어 신용등급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지속 지원에 나설 것”이라며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 인수 후 추가 비용 유출을 최소화하고 지배력도 높이는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증을 통해 SK렌터카 신용도 방어에도 신경쓰는 등 렌터카 사업을 활용한 재무전략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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