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대형 증권사 대표이사들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는 가운데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2분기부터 개인투자자 주식 시장 참여 확대로 실적이 개선돼 무난히 연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라임, 옵티머스펀드 등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에서 경영진 징계를 검토중인 가운데 ‘책임론’이 부상할 경우 낙마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실적 개선에도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책임론’ 부각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대형 증권사 대표이사의 임기가 올해 말부터 내년 3월까지 만료된다.
우선 임기만료가 가장 가까운 곳은 KB증권이다. 박정림, 김성형 KB증권 대표이사는 지난 2018년 말 2년 임기로 선임됐다. 박정림 대표는 자산관리(WM)와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을, 김성현 대표는 투자은행(IB)과 글로벌부문을 담당하는 각자 대표체제를 맡아 왔다.
증권업계에서는 KB증권의 실적 호조로 두 대표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성현 대표는 IB 분야에서, 박정림 대표는 WM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특히 박 대표는 업계 최초 여성 대표라는 점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라임펀드, 호주부동산펀드 등의 금융사고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KB증권은 라임자산운용에 약 4500억원 규모의 TRS 대출을 제공해 펀드 부실을 키웠다는 의혹이 있다. 또 지난해 판매했던 호주 부동산펀드에서 문제가 발생해 올해 초 고객 투자금 900억원을 투자자에게 전액 반환하고 운용사에 구상권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의 경우 실적 부문에서 롤러코스터를 탔다. 올해 1분기 글로벌 증시 하락 등으로 인해 운용손실이 발생하면서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이 나타나면서 2분기에는 역대 최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정일문 대표의 경우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의 수습이 연임 성공을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옵티머스펀드, 젠투펀드, 디스커버리펀드, 팝펀딩펀드 등 다수의 펀드 환매연기 사태에 연루돼 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대표이사 임기가 1년으로 타 증권사에 비해 짧지만, 성과를 낸다면 전폭적인 신뢰를 보여주는 증권사다. 실제 전임 대표이사였던 유상호 현 부회장이 만 11년 이상 대표이사에 재직하기도 했다. 정 대표가 금융 사고 봉합을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충분히 장기 집권도 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은 무난한 연임 예상
업계 1위 미래에셋대우의 최현만, 조웅기 대표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금융사고 규모가 크지 않고 실적도 매우 좋아 무난히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만 5000억원을 넘겼다. 주식 거래량 증가로 위탁매매 수수료가 늘고, 기업공개(IPO) 사업 호조로 예탁금이 늘었다. 대체투자 부문의 실적과 채권시장 운용 수익률도 높다.
특히 최현만 대표는 개국 공신인만큼 그룹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2017년 구 미래에셋증권과 KDB대우증권 통합 이후 3년째 미래에셋대우를 이끌면서 통합작업을 원할히 수행하기도 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인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도 무난히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18년 하반기 취임한 장 대표는 당시 불거졌던 '우리사주 배당사고'를 원만히 수습하고 회사를 정상궤도에 올렸다.
다만 장 대표도 사모펀드 사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수 없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한다. 삼성증권은 젠투펀드를 1400억원 가량 판매한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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