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컵라면 익히는 3분, 투자 배우기 딱 좋은 시간

[데일리동방] 지난 28일 한국갤럽이 올해 주식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 절반 정도가 이익을 봤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주식 투자로 이익을 거뒀다는 응답이 손해를 뛰어넘은 것은 1990년 조사가 실시한 이후 처음이다. 놀라운 점은 이 개인투자자 대부분이 젊은 '첫 투자자'들이라는 것이다. 

주식에 투자하는 '동학개미운동'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는 상반기와 같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을 분석·예측하는 난도가 높아질 거란 예측 때문이다. '옥석 가리기' 필요성이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누구나 좋은 기업에 투자하고 싶어 한다. 온라인 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주식 투자 도서 판매량이 155.2% 늘었다. 어디서부터 시작하는가가 문제다. 기업공시와 재무제표는 투자자들이 기업 분석을 위해 살펴보는 대표적인 지표다.

 

신간 '그림으로 쉽게 이해하는 1일 3분 1공시와 1일 3분 1회계'는 기업을 분석할 때 사전처럼 활용하기 좋은 기본서다. 저자는 '기업경영에 숨겨진 101가지 진실', '하마터면 회계를 모르고 일할 뻔했다!' 등 공시와 회계에 관한 여러 책을 펴낸 베스트셀러 작가다. 틈날 때마다 기초 교양 회계를 가르치는 강사이기도 하다.

공시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과 분할·합병, 지배구조 재편과 같은 모든 정보를 담고 있다. 기업공시의 큰 축인 재무제표는 '회계'라는 언어로 작성되는데, 회사의 재정 건전성·현금흐름·영업능력·성장 가능성 등을 담고 있는 '기업의 건강진단서'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책 양쪽 페이지를 글과 그림으로 구성해 어려운 개념을 명쾌하게 설명한다. 주제를 압축적으로 다루고 있어 각 장을 읽는 데 드는 시간이 3분 내지로 짧다는 점도 특징이다. 대신 책장을 넘길 때마다 더 깊은 내용으로 파고들 수 있도록 했다.

 

가령 '1일 3분 1공시' 첫 단원 '유상증자와 무상증자의 쓸모'는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방법'이라는 실제 사례부터 시작해 신주인수권,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주주 우선 공모 증자 등 19개 개념에 관해 꼬리를 물고 다룬다.

 

실제 기업 사례도 풍부하게 접할 수 있다. '1일 3분 1회계'는 한 단원을 통째로 실제 스타트업 재무제표를 해석하는 데 할애했다. 이 밖에도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쿠팡과 위메프 등 경쟁기업 재무제표를 제시하면서 흥미를 높였다. 가상의 사례에서 회사가 여러 개 등장할 때 사명을 각각 삼겹살·목살·항정살 등으로 표현하는 등 위트도 갖췄다.

 

저자 김수헌은 중앙일보·이데일리 등에서 사회부·산업부 기업팀장·경제부 경제정책팀장·산업담당 데스크와 증권 담당 데스크 등을 거쳤다. 2012년 글로벌 경제 분야 전문 매체 '글로벌모니터'를 설립해 대표를 맡고 있다.

 

기업공시 관련 저서로 '기업경영에 숨겨진 101가지 진실', '기업공시 완전정복', 회계 관련 저서로 '하마터면 회계를 모르고 일할 뻔했다', '이것이 실전 회계다' 등을 냈다.

 

'1일 3분 회계'를 함께 쓴 이재홍 저자는 회계사와 세무사 자격을 갖고 있으며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하나은행 기업컨설팅센터를 거쳐 삼덕회계법인에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