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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리쇼어링' 걸림돌 '수도권 규제완화' 앞장서나?

주진 선임기자 2020-06-23 14:27:57
수도권 가까운 경기·강원 접경 지역에 유턴 기업 유치 활성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데일리동방]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한국형 뉴딜정책 중요 축으로 국내 제조기업 유턴을 유도하는 리쇼어링(reshoring)을 본격 추진하자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들이 잇달아 발의되고 있다.

국내 유턴 수요가 많은 수도권 지역은 조세 감면 혜택이 배제되고, 수도권 입지 규제 등으로 유턴 수요와 입지 지역 간 불일치가 발생하는 것이 유턴 활성화에 큰 제약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코트라 해외진출기업 이전수요 설문조사에서 해외진출기업 1028곳 가운데 현행 하에서 한국으로 제조공장 이전을 검토하는 기업은 11개(1.1%)에 불과하지만, 정부의 지원이 있을 경우에는 21%(214개)가 한국으로 이전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코트라(KOTRA) 보고서에도 국내 복귀 의향이 있는 해외 진출 기업 30곳(전체 조사 대상 기업은 240곳) 중 서울·수도권으로 복귀하겠다는 기업이 절반(16곳·53.3%)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수도권의 입지 규제와 높은 물류비·임차료, 노동 유연성이 떨어지는 고용시장 등 이중·삼중 규제가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업계 목소리도 높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수도권 내 자연보전권역 일부를 대상으로 규제를 완화해 리쇼어링 기업들의 입주를 촉진하도록 했다.

어기구 민주당 의원이 지난 18일 대표발의한 해외 진출 기업 국내 복귀 지원법 개정안은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되는 리쇼어링 기업과 관련한 사업 계속 요건 등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에는 법인세는 물론이고 공장용지 임대와 임대료 감면, 각종 자금 지원에 대한 조항이 있다. 하지만 해당 법 시행령에서 수도권에 입지한 기업에는 이런 각종 혜택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해 놓고 있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는 인력 채용과 원자재 조달이 쉽고, 물류비가 절감될 수 있는 수도권 지역을 공장 입지로 선호하고 있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2017년 5월 내놓은 `한국 제조업 해외직접투자의 특징 분석 및 유턴 촉진 방안`에 따르면 기업들은 국내 복귀 시 경기도 지역을 가장 선호하고, 서울·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 자리 잡길 원했다.

정부는 지난 1일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리쇼어링 지원대책을 포함시켰다. ​세재 혜택을 비롯해 입지, 보조금 등 이른바 '종합 패키지형' 지원을 강화해 해외에서 국내로 돌아오는 유턴기업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정부는 유턴기업에 수도권 공장총량제 범위에서 부지를 우선 배정할 예정이다. 산업단지 입주를 희망하는 유턴기업에는 분양우선권을 제공하고, 유턴기업 보조금도 신설했다. 사업장 당 비수도권 200억원, 수도권 150억원(첨단산업 및 연구개발(R&D) 센터 한정)으로 책정했다.

세제 혜택도 늘렸다. 그동안 해외사업장 생산량 50% 이상을 감축하고 돌아온 유턴기업에는 법인세와 소득세 감면 혜택을 제공했다. 정부는 다음 달 리쇼어링 관련 종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리쇼어링 정책의 핵심은 지원 방안을 얼마나 확대할지와 수도권 규제 완화를 단행할지 여부다.

그러자 수도권에서는 재계를 중심으로 공장총량제 완화 등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비수도권에서는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리쇼어링 대책과 관련해 수도권 공장 총량제를 손보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일부 의원들은 사실상 수도권과 가까운 접경지역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맡은 윤후덕 의원은 북한 접경지역에 산업단지를 개발하면 부담금을 면제하는 내용의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을 준비하고 있다. 윤 의원은 접경 지역이지만 수도권과 가까운 경기도와 강원도 지역에 리쇼어링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와 강원도에 지역구를 둔 정성호·이광재 의원도 주한미군 공여 지역이나 군부대가 빠져나간 부지를 유턴 기업의 입지로 적극 활성화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역 최인호 민주당 의원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해외진출 기업들을 지방으로 적극 유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보조금 확대 및 차등지원 등 지방 유치 활성화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이 해외로 빠져나간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인건비와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라면서 정부 여당은 수도권 규제 완화 문제보다 더 우선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 교수는 "일자리 위기 때마다 유턴 기업에 세금 감면과 보조금을 찔끔 주지만 오히려 규제는 몇 배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며 "리쇼어링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과도하게 높아진 노동비용과 노동 관련 규제"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