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연이은 부동산 대책…업계 "시장 피로감 더할 것"

김동현 기자 2020-06-18 12:26:52
규제일변도 대책…또 다른 풍션효과 우려 근본적 해결위해 구체적 공급방안 마련 필요

[사진=픽사베이 제공]

[데일리동방] 정부가 규제책이 대거 담긴 추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업계에서는 시장의 피로감만 더할 것이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미 대책 발표 후 수 차례 풍선효과가 반복돼 와 이번 대책 역시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아닌 땜질식 대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17일 수도권 규제지역 확대와 대출규제, 법인 소유 부동산 종부세 인상 등의 내용을 담은 '6·17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문재인 정부 들어 21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대책에 따르면 19일부터 경기 김포와 파주, 연천 등 접경지역을 제외한 수도권 서부 대부분 지역과 최근 지방에서 상승폭이 큰 대전과 청주가 조정대상지역으로 편입됐다. 또 법인을 이용한 우회투자를 막기위한 법인부동산 종부세 인상, 재건축 요건 강화, 개발호재지역 거래제한구역 지정 등의 내용이 담겼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집값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이와 관련한 대책들에 대해 규제일변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역시 더욱 강화된 규제책을 담는 등 정부는 풍선효과 방지를 위한 대책이라고 설명한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날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도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강력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하면서 향후 추가 규제 가능성도 열어놨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계속된 대책 발표에도 여전히 풍선효과 우려가 존재하고 있고, 오히려 규제일변도의 땜질식 대책으로 인해 시장 피로감만 더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미 지난 수 차례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시장에서 우려한 부작용이 계속해서 일어난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12.16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하는 등 단기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모습을 보였다. 종부세 인상안 등이 발표된 3월 4주부터 8주간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5월까지 절세를 위한 급매물이 모두 소진되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 전환되는 등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0%대의 역대 최저수준의 금리와 최대 3000조원으로 추산되는 유동자금이 주택시장으로 다시 유입되고 있어 풍선효과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 내놓은 '2·20 대책'을 통해 수원, 안양, 의왕 등 수도권 다섯 곳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하자 인접지역 집값이 상승하는 풍선효과도 일어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 역시 집값 상승을 단기적으로 잡을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대책은 단기적인 임시방편에 불과한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대출을 더욱 옥죄고 공급을 늘리지 않는 부분은 투기꾼을 잡으려다가 실수요자까지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저금리 기조와 하반기 30조원 규모의 대규모 3차 추경예산과 3기 신도시 토지 보상자금 유입 등 부동자금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불가피해 집값 조정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대출과 세금, 전매제한 등의 요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이번에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된 수도권과 지방 일부 지역의 국지적 과열현상이 일부 진정되고 단기적으로 거래시장이 소강상태를 보일 수 있다”면서도 “주건환경이 좋은 2기 신도시와 지방 비규제지역으로의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근본적인 집값 상승의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체적 공급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재건축 단기 수요를 차단해 가격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사업속도가 늦어지면 공급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근본적인 집값 잡기를 위해서는 규제 이외에 공급대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함 랩장 역시 “과도한 수요억제책으로 실수요자의 내집마련 기회가 줄어드는 부작용도 우려된다”며 “도심지역의 꾸준한 주택공급을 통한 정비사업의 공급 방향 모색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