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연이은 정부규제, 시세차익 기대감만 높였다

김동현 기자 2020-05-22 03:07:00
8월부터 수도권 전지역 분양권 전매제한 시세차익 기대감↑…로또단지 쏠림현상 심화 "계획없는 규제일변도 정책 인한 부작용"

GS건설이 20일 분양에 나선 '흑석 리버파크 자이' 투시도[사진=GS건설 제공]

[데일리동방] 정부의 전방위적 규제가 오히려 청약시장에서 역효과를 낳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분양하는 이른바 ‘로또단지’에 수만개의 청약통장이 몰리는 등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을 오히려 높였다는 지적이다.

21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청약에 나선 서울시 동작구 ‘흑석 리버파크 자이’는 일반분양 326가구 모집에 3만1277명이 몰려 평균 95.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면적 120㎡A는 무려 1998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 외에도 전용 59㎡A 801대1, 84㎡C 63.8, 84㎡B가 37.29대 1이었다. 

앞선 19일 진행된 특별공급 청약에도 15가구 모집에 6933명이 몰려 46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 분양가는 3.3㎡당 2813만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책정되면서 ‘로또단지’로 주목받았다. 인근에 위치한 ‘아크로리버하임’과 비교하면 최대 7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발생한다.

대림산업이 부적격 당첨 취소분 3가구 공급에 나선 서울 성동구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에도 청약통장이 26만4625개나 몰렸다. 이 단지는 올해 12월 입주를 앞두고 3년 전 분양가에 공급되기 때문에 당첨자는 최소 1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곳이다. 이번에 나온 물량의 분양가는 17억4100만~37억5800만원인 데다 대출이 불가능함에도 시세차익을 기대한 수요가 대거 몰린 것이다.

무순위청약을 진행했던 대구시 중구 남산4동 일대 ‘청라힐스자이’의 2가구 모집에도 4만3645명이 몰리기도 했다.

이렇게 청약광풍이 불어닥친 데 대해 업계에서는 정부의 전방위적인 규제가 오히려 수요자들로 하여금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수요 위주 시장재편이라는 목적을 갖고 규제책을 발표해 온 정부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시장이 정반대의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최근 추가대책을 발표해 오는 8월부터 수도권·광역시에서 분양권 전매제한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막차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전매제한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소화하지 못했던 물량까지 대거 공급에 나설 것을 예고하면서 로또청약을 노린 수요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오는 7월까지 건설사들이 전국에서 8000여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과 공급한 4000여가구와 비교해 2배 늘어난 수치다. 분양물량이 늘어나면서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단지들에 청약통장이 꾸준히 몰릴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국토부의 세부적인 계획없는 단기적인 대책 발표가 이어지면서 풍선효과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일변도 정책 발표가 오히려 청약시장 광풍이라는 역효과를 낳은 셈”이라며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진 데 따른 투자수요의 대거 유입으로 오히려 실수요자들이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지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