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국내 의류업체들이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업황 부진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으로 인한 매출 감소까지 이어지면서 신성장동력을 찾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업체 한섬이 창사 33년만에 처음으로 패션 이외 사업에 뛰어들었다. 한섬은 11일 기능성화장품업체 클린젠 코스메슈티칼(클린젠) 지분 51%를 인수했다. 클린젠은 서울 청담동 클린피부과와 신약개발업체 프로젠이 공동 설립한 회사다.
한섬은 자사가 가진 고급 이미지와 클린젠 기술력을 바탕으로 1조5000억원 규모 국내 프리미엄 스킨케어 시장에 도전장을 낸다고 포부를 밝혔다. 시장 반응이 좋을 경우 색조화장품·향수·남성용 화장품 등도 출시할 계획이다.
의류업체가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내 패션업계는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지난 1분기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성장동력 마련이 절실해졌다.
대형 패션업체인 LF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까지 곤두박질 칠 전망이다. 업황이 부진한 데다가 식자재 관련 회사들이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며 자회사 'LF푸드' 실적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F&F 1분기 영업이익도 8.4% 감소했다.
부진은 온라인으로 소비행태가 변화하고 소비심리가 악화하면서 수년 간 계속돼 왔다. 이에 많은 패션업체가 일찍감치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화장품은 의류보다 마진률이 좋아서다. 해외 진출이 유리하다는 점도 화장품 사업 진출을 가속화하는 이유다.
F&F가 2005년 별도법인 에프앤코(F&CO)를 통해 선보인 화장품 브랜드 '바닐라코'는 2010년 필리핀·대만·말레이시아 등 해외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화장품한류(K-뷰티) 대표주자로 성장했다.
여성 의류·뷰티 쇼핑몰 '스타일난다'를 운영하는 '난다'도 의류 사업으로 출발해 화장품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색조화장품 브랜드 쓰리컨셉아이즈(3CE)는 2018년 회사 매출 70%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하며 '동대문 성공신화'라고 불렸다.
같은 해 '스타일난다'는 로레알그룹에 지분 100%를 약 6000억에 매각해 주목을 받았다. 현재 3CE는 세포라(SEPHORA)를 통해 홍콩·태국·인도네시아 등 7개 국가에서 60개 매장에 입점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SI)은 화장품 사업 성공 사례로 손꼽힌다. SI는 2012년 유명 메이크업아티스트 이경민이 2005년 론칭한 비디비치를 인수했다. 기존 비디비치는 메이크업 브랜드였다. 그러나 인수 이후 5년간 적자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패션산업 호황이 계속되던 때였기 때문에 비디비치를 포기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SI는 아시아시장에서 스킨케어 시장이 메이크업보다 큰 것에 착안해 스킨케어 제품군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이런 전략은 2017년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하며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에는 매출 2100억을 달성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호조가 계속되면서 2018년에는 한방화장품 '연작'도 선보였다.
이에 지난해 SI 화장품 부문 매출은 3680억원으로 전체 25.8%에 달할 정도로 크게 성장하며 패션 부진을 만회했다.
LF도 자체 화장품 생산에 나섰다. 다만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대신 기존에 있던 패션 브랜드 확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사 유명 브랜드 '헤지스'를 통해 남성화장품 '헤지스 맨 룰 429'를 선보이는 식이다.
지난해에 내놓은 비건화장품 '아떼'도 마찬가지다.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출시한 아떼는 LF에 라이센스가 있는 프랑스 의류업체 바네사브루노 세컨드 브랜드에서 이름을 따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화장품 시장은 개발생산(ODM) 장벽이 낮아 진입은 쉽지만 좋은 성과를 내는 덴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SI 관계자는 "비디비치는 경쟁이 치열한 국내뿐 아니라 중국 소비자들에게 맞는 상품 개발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면서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명확한 사업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에 내놓은 비건화장품 '아떼'도 마찬가지다.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출시한 아떼는 LF에 라이센스가 있는 프랑스 의류업체 바네사브루노 세컨드 브랜드에서 이름을 따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화장품 시장은 개발생산(ODM) 장벽이 낮아 진입은 쉽지만 좋은 성과를 내는 덴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SI 관계자는 "비디비치는 경쟁이 치열한 국내뿐 아니라 중국 소비자들에게 맞는 상품 개발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면서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명확한 사업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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