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사태' 우리·하나銀 CEO 중징계 확정…영업정지 6개월

[데일리동방] 대규모 원금손실을 초래한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놓고 금융당국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한 기관제재를 4일 확정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전 하나은행장) 등 최고경영자(CEO)의 책임을 물어 금융감독원이 당초 의결한 중징계도 곧 통보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각각 '6개월 업무 일부정지'를 결정했다. 해당 업무는 DLF가 포함된 사모펀드 신규판매에 대한 것으로, 두 은행은 영업 일부 정지가 끝난 시점부터 3년간 신사업에 진출하지 못한다.

과태료 부과도 이어졌다. 금융위는 앞서 금감원이 하나은행에 255억4000만원, 우리은행에 227억7000만원을 부과하는 안을 올린 것을 검토해 하나은행에 167억8000만원, 우리은행에 197억1000만원을 각각 최종 부과할 방침이다.

이날 기관제재 확정으로 손 회장과 함 부회장에게 이미 확정된 제재 결과가 조만간 통보될 예정이다. 앞서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달 3일 두 사람에 대한 중징계에 해당하는 문책 경고를 전결한 바 있다.

금감원은 금융위로부터 최종 제재 결과를 받는 즉시 손 회장과 함 부회장에게 제재 사실을 통보하기로 했다. 통보 시점부터 제재 효력은 발효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손 회장이다. 전날 이사회가 열린 우리금융은 손 회장을 차기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로 의결해 그룹 회장의 연임을 공식화했다. 제재 결과에는 법적 대응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소송은 손 회장 개인이 진행할 예정이다. 손 회장측은 우리금융 주주총회가 열릴 오는 25일 이전까지 제재 결정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가처분 신청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야 주총에서 회장 연임안이 통과될 수 있어서다.

이어 손 회장은 본안 소송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 주총 전에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손 회장의 연임이 확실시 되지만, 기각될 경우 연임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비해 함 부회장은 그나마 여유가 있는 편이다. 함 부회장이 차기 하나금융 회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차기 회장 선출 작업이 본격화될 올해 말까지는 시간을 벌 수 있어서다.

다만 함 부회장이 차기 회장에 오르기 위해선 금융당국의 제재 결과에 이의를 제기해 관련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이미 예상한 대로 시나리오가 전개될 것 같다"며 "우리은행은 손 회장의 연임을 위해 법적 대응을 지원할 것이고, 하나은행도 일련의 과정을 주시하면서 준비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