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변종 대마를 밀반입‧투약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재현 CJ그룹 회장 장남 이선호씨(30)에 대한 2심 선고공판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렸다.
영하 10도에 육박하는 추운 날씨에도 법원 앞은 취재진으로 가득찼다. 재판 시작 40분 전인 오후 1시 20분께부터 수많은 취재진이 법정으로 향할 이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선호씨는 흰색 드레스셔츠에 검은색 정장과 코트를 갖춰 입고 오후 1시 46분께 법원에 도착했다. 어떠한 말도 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향하는 이선호씨 얼굴은 긴장한 모습이 역력해보였다.
집행유예를 선고한 1심 결과가 뒤집히면 다시 수감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2심 선고공판은 당초 예정 시간인 오후 2시를 훌쩍 넘긴 3시 20분께부터 진행됐다.
재판장 앞에 선 이선호씨를 향해 재판부는 “검찰은 형이 가볍다고 항소하고, 피고인은 1심 판결이 무겁다고 맞항소해 형을 다시 정하기로 했다”고 운을 뗐다.
재판부는 “대마는 환각성과 중독성이 강해 사회 전반에 끼치는 해악이 크다”며 “대마 수입은 특히 사회와 구성원 보호를 위해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이 대마 오일 카트리지 등을 다량으로 건네받아 밀반입한 점은 형량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이어 “마약범죄는 범행 횟수와 방법, 규모 등에 비춰 결정된다”며 “피고인이 범인 일체를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초범인 점까지 두루 참작해 형량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2만7000원을 부과했다. 다만 보호관찰 4년과 약물치료 강의수강 명령 40시간은 추가됐다.
판결 후 이선호씨는 “추후 또다시 항소할 계획인 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지 않은 채 준비된 차량을 타고 법정을 빠져나갔다.
CJ제일제당 부장으로 근무 중인 이선호씨는 지난해 9월 1일 미국에서 구입한 액상 대마 카트리지와 대마 사탕·젤리형 대마 등 변종 대마를 밀반입하다 세관에 적발됐다. 같은 해 4월 초부터 8월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등에서 대마오일 카트리지를 여러 차례 흡연한 혐의도 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마 밀반입은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처분을 받는다. 하지만 법조계는 이선호씨 측 변호인단이 법관 재량으로 형량을 낮추는 ‘작량감경’을 통해 실형 선고를 피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 인천지방법원 형사12부는 10월 24일 1심 선고공판을 열고, 이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추징금 2만7000원도 부과했다. 이후 검찰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즉각 항소했고, 이씨 측도 맞항소 하며 재판이 계속됐다.
검찰은 지난달 7일 열린 첫 항소심에서도 1심 때와 같은 징역 5년을 구형하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그러자 이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유학 중 교통사고로 오른쪽 발에 나사와 철심을 박는 수술을 받았고, 유전병이 발현돼 재활치료가 필요하다”며 “1심 집행유예 판결을 유지해 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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