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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견다희 기자 2020-02-06 00:00:00
사태 확산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 강세 계속 국고채>회사채…전반적 투자심리 위축 전망도

[사진=게티이미지]

[데일리동방] 전 세계로 확산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로 회사채와 국고채 강세가 이어질 것인지, 아니면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인지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안전자산 선호에 금리 ‘뚝’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회사채 AA- 등급 3년물 금리는 1.923%로 장을 마쳤다. 금리는 지난 3일 최저점(1.884%)을 찍고 다음 날인 4일 소폭 올랐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지기 시작한 지난달 20일(2.034%)과 비교하면 0.11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같은 날 BBB- 등급 3년물 금리도 마찬가지 현상을 보였다. 8.036%으로 전날(7.998%) 최저점보다는 올랐지만 1월 20일(8.147%)보다는 0.111%포인트 낮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강해지면서 채권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첫 확진자가 발표된 22일 이후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1.2%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과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첫 환자 발생 1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경기 부양을 위해 올해 한 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7일 열리는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기준 금리는 1.25%다. 추가로 금리를 인하한다면 사상 최저치가 된다.
 

1월 20일~2월 4일 회사채 AA-등급 3년물, BBB- 등급 3년물 금리변동 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 제공]

◆발행 시장에 미칠 영향은

이런 저금리는 발행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낮은 이자비용으로 자금 조달을 확대할 기회로 보고 공모채 발행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5일 기준 이달 청약일을 앞둔 기업만 9곳이다. 여기에 수요예측을 마치거나 예정인 기업이 잇따르면서 설 전후로 잠잠하던 시장이 북적이고 있다.

이달 청약일을 앞둔 △대신증권(AA-) △한화건설(A-) △SK하이닉스(AA0) △GS칼텍스(AA+) △메리츠화재(AA0) △우리금융지주(AA-) △팜한농(A0) △한국토지신탁(A-) △에스파워(A+) 등 9곳 중 6곳이 AA등급 이상 신용도를 갖췄다. 이들은 우량한 신용도를 기반으로 중장기채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금융사 채권 발행도 줄을 잇고 있다. DGB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는 이달 각각 2000억원과 12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모두 자회사 유상증자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단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는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기관투자자들 투심은 채권 가운데도 우량채 비중을 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과 금융사들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넉넉히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예정된 수요예측 규모는 대략 5조원 규모로 지난달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다.
 

국고채 3년물 금리변동 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 제공]

◆투심은 회사채보다는 ‘국고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20일 1.455%에서 이달 4일 1.331%로 0.124%포인트 떨어지면서 회사채와 국고채 간 금리차이(스프레드)가 벌어졌다. 회사채보다 국고채를 더 공격적으로 매수했다는 뜻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올해 1월 일반 회사채 발행량은 약 4조5000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가량 줄었다.

통상 금리 변동성이 커질 때는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떨어지는 회사채 수요가 줄어든다. 때문에 국고채에 수요가 몰리면서 스프레드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은 점도 회사채 약세를 가중하는 요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을 29조7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최근 5년 내 최저 수준이다.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회사채 신용등급 하락도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말에도 스프레드가 급격히 확대하고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A-등급 회사채 가격이 약세를 보였고, BBB등급에서는 미매각 사례도 발생했다. 실적이 부진한 기업에선 2분기 신용등급 정기평가 이전에 회사채 비중을 축소하려는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종 코로나 사태로 항공·운송·소비 관련 기업 회사채에서 추가적인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