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그룹·SPC그룹·대상·오리온·농심 등 중국 진출 업체들은 중국 정부 방침에 맞춰 휴무 기간을 연장하고 현지 사업장 위생 지침 강화에 착수했다.
CJ그룹은 식품·바이오·사료 등 중국에서 20여곳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8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지주사 내 테스크포스 차원의 ‘위기관리위원회’를 긴급 구성했다. 위원회는 지주사내 안전경영팀, 인사팀, 커뮤니케이션팀이 참여해 매일 각 계열사 별 국내외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CJ그룹은 마스크 10만장과 손소독제 2000개를 특별 주문해 중국 사업장에 보낼 예정이다. 현지 각 사업 법인장과 안전 담당자들 간에 위챗 채팅방을 개설해 실시간으로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주요 이슈에 대해 즉각 대응하는 체계를 갖췄다.
중국에서 290여개 파리바게뜨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SPC그룹은 전 매장에 손소독제 비치와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상시 체온 점검을 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SPC는 우한이나 후베이성 지역에 위치한 점포는 없지만 중국 정부 지침에 따르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상은 손소독 강화와 마스크 착용, 국내 직원들 중국 출장 자제 등을 지침으로 안내했다.
중국 현지에서 공장 1곳을 운영하고 있는 풀무원은 모든 중국 출장을 중단했다. 주재원은 연휴 이후에도 당분간 재택근무를 할 방침이다.
현재 중국 현지에 4곳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농심은 자치당국 별로 지침이 다를 것으로 예상돼 현재 발표를 기다리는 중이다. 주재원 등은 춘절로 인한 휴무인 상태로 공장이 재개되는 3일, 공장 내 위생강화 방안이나 중국 정부 지침에 맞춘 규정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양 등 현지에서 공장 6곳을 운영하고 있는 오리온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신종코로나가 발생한 우한과는 상당히 떨어져 있어 춘절 연휴가 끝나는 3일 공장 재개 이후 상황을 보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라면 등 생필품 사재기로 인해 반짝 매출 상승을 예상하기도 한다. 이미 중국 전역 마트에서 물건을 사기 위해 줄을 길게 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일부 생필품이 동이 나는 등 사재기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현지에서 식품 위생과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위생 관리가 철저한 것으로 인식되는 한국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향후 신종코로나 공포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영업중단에 재개일도 불투명해 중국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 관계자는 “아직은 피해상황을 파악하거나 향후 대응을 거론하기 이른 것 같다”면서 “춘절 이후 추후변동 사항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춘절 연휴 기간을 다음달 2일까지 연장하면서 도매시장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폐쇄하고 출입을 금지해 물류시스템에도 제동이 걸렸다”면서 “중국 수출이 활발하거나 중국 법인 등을 운영하는 국내 식품업체들은 사태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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