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금지법’이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하자 이재웅 쏘카 대표는 “할 말을 잃었다”, “졸속, 누더기 법안”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일각에선 자율주행시대를 목전에 두고 내년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수많은 규제 탓에 국내 기업들이 성장하기 어렵다는 지적은 이미 오래 전부터 지속돼왔다. 특히 신산업 발전을 가로막으면서 혁신을 기대할 수 없는 형국이다.
이재웅 대표는 지난 2008년 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후 국가권력 남용 등에 대해 질타했다. ‘벤처1세대’로 불리며 성향은 ’진보’에 가깝지만 정치적 성향이라고 보기 어렵다. 말 그대로 ‘앞으로 나아간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사실 벤처업계에 ‘세대’라는 말은 적합하지 않다. 모험이란 개척과 통하는 부분이 있다. 새로운 산업을 탄생시키거나 현존하는 산업을 진화시키는 인물은 모두 1세대로 칭하는 것이 맞다. 이재웅 대표가 10년만에 경영 일선에 등장하자 모두가 주목했다. 역시나 ‘벤처1세대’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고 변화를 주도할 것이란 기대가 만연했다.
그러나 과거의 성공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재웅 대표 능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신시장 개척’은 그만큼 고달프고 어려운 일이라는 뜻이다. 특히 정부 정책의 반대편에 서 있다면 희망조차도 없다.
이재웅 대표가 지속적으로 정부 규제에 비판을 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개척가로서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이라 할 수 있다. 이메일 무료화, 토종 포털시장 안착 등이 쉬운 일이었을까. 결국 사회적 편의는 정부도 이길 수 없다. 타다 서비스를 국민이 원한다면 또 다른 포퓰리즘이 이재웅 대표의 생각을 충분히 대변해줄 것이다.
최근 이재웅 대표의 연이은 발언은 그가 뼛속까지 벤처인임을 고스란히 말해준다. 그렇게 싸우고 개척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인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벤처1세대’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없어도 그의 이름 석자로 모든 것을 대변한다.
그러나 약 20년 전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한 ‘청년 이재웅’과 현재 이재웅 대표는 같은 인물이 아니다. 벤처1세대가 아닌 새로운 산업을 여는 ‘이재웅’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는 계속 저항하며 나아갈 것이다. 미래가 현재가 되는 그 순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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