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경제전망 둔화에 따른 한국의 펀더멘털 압박' 주제 미디어 브리핑에서 크리스 박 무디스 기업평가 담당 이사는 이같은 진단과 함께 24개 한국 민간기업 중 14개 기업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인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 지속으로 화학, 테크놀로지(IT) 업종이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며 "철강, 화학, 정유 쪽은 경기 둔화와 다운사이클(업황 침체) 영향으로 수익성이 안 좋다"고 강조했다.
또 "정유, IT, 반도체 등의 업종이 재무비율 개선을 저해할 수 있어 부정적 전망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 나선 유건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본부장도 내년 한국의 경기 전망에 대해 '하향 기조'가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유건 본부장은 특히 "무역분쟁의 해소 가능성이 낮고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대다수 업종에서 유의미한 실적 반등이 어려운데 산업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자동차와 유통, 수요가 부진한 항공과 철강, 산업 주도권이 중국으로 옮겨간 디스플레이 등 업종의 신용도 전망이 부정적이고, 전망이 긍정적인 업종은 없다"고 설명했다.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에 대한 무디스의 전망치는 종전대로 2.1%였다. 크리스티안 드 구즈만 정부신용평가 담당 전무는 "기저효과 등으로 올해의 2.0%보다는 미미하게 나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크리스티안 전무는 "반도체 부문에서 수출량이 크게 축소되는 양상을 보이지 않고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형태의 현상이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시각에서 볼 때 정부의 재정 능력은 매우 높게 '하이 플러스(high+)'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정치적 환경의 불확실성이 저성장, 경기침체 리스크로 연결되고 있다"며 "한국은 수출에 의존하는 국가이고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미중 분쟁과 홍콩 사태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 사이의 외교적 갈등도 있는데, 아직은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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