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힘센엔진’ 개발 현대중공업, 정기선 부사장 승계 힘싣나

이성규 기자 2019-10-09 17:30:00
친환경 엔진시장 공략...미래먹거리 확보에 경영능력 입증해야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데일리동방]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대 출력을 지닌 ‘힘센 엔진’ 신모델을 개발했다. ‘친환경 엔진’이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해당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한다면 그룹 전반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후계자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경영능력 입증과도 뗄 수 없는 만큼 향후 현대중공업그룹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중공업은 중형엔진 중 세계 최대 출력을 지닌 힘센(HIMSEN) 엔진 신모델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이 모델 최대 출력은 3만6000마력이다. 디젤과 천연가스 연료를 선택적으로 쓸 수 있고 질소산화물·황산화물 등 배출을 제한한다. 출력은 기존 엔진보다 3배 높고, 디젤엔진과 비교하면 18%가량 높다. 힘센 엔진 구형 모델은 중형 엔진 시장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이다.

현대중공업은 환경규제 강화로 수요가 늘고 있는 선박 추진·발전, 육상 발전용 친환경 엔진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글로벌 조선업황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한 수주 경쟁력 확보 등은 현대중공업그룹 최우선 과제다. 친환경 엔진 시장은 조선사들 미래 먹거리다.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1위 조선사 입지를 굳히기 위해 반드시 우위를 점해야 하는 곳이다.

그룹은 최근 계열사인 현대일렉트릭(선박용 전력기기)에 유상증자 등을 통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현대일렉트릭 주 고객사인 한국전력이 에너지 정책 변화에 따른 발주를 줄이면서 실적이 악화한 탓이다. 짧은 기간 내 수익성 개선 기대가 크지 않은 만큼 다른 매출처를 확보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관련 매출이 늘어난다. 이 또한 즉각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긴 어렵다. 다만 힘센 엔진의 우월한 성능을 기반으로 향후 친환경 엔진 시장에서 지위를 공고히 한다면 그룹 전반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커진다.

단연 승계와도 이어진다.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정기선 부사장 입장에선 이런 시나리오 전개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