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타이 손은 22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2019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기자간담회에서 “음식과 음악은 비슷한 점이 많다. 요리를 만들 때 너무 길게 놔두면 음식을 망치게 되고, 너무 짧은 시간 요리하면 익지 않는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비교했다.
이어 당 타이 손은 “직관도 중요하다. 레시피만 따라 해서는 멋진 음식을 만들 수 없다. 직관을 따라갈 때 좋은 음식을 만들 수 있다. 이점에서 음악은 요리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23일 개막해 5월4일까지 펼쳐지는 2019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의 주제는 ‘음악과 미식 (Music & Gastronomy)’이다.
23일 개막공연은 여러 가지 음식을 한꺼번에 차려놓고 원하는 만큼 덜어먹는 스칸디나비아의 뷔페식인 ‘스모르가스보드(Smorgasbord)’를 주제로 펼쳐진다. 전형적으로 5개의 코스로 이뤄지는 스모르가스보드 특성에 맞춰 5개의 작품으로 구성하고 마지막 곡은 스칸디나비아 작곡가인 스벤젠의 작품으로 마무리한다.
‘Seafood’라는 주제의 28일 공연에는 드뷔시의 ‘바다’ ‘조각배로’를 비롯하여 해군 사령관 출신의 프랑스 작곡가인 크라스의 작품 등 바다와 물을 연상케 하는 곡들을 모았다.
강동석 예술감독은 “음식과 음악을 연결하면 관객들이 어떤 성격의 프로그램인지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주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최초로 조성진이 우승했던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당 타이 손은 1980년 동양인 최초로 우승하며 새 시대를 연 피아니스트다.
당 타이 손은 오는 4월25일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4월27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무대에 오른다.
당 타이 손은 쇼팽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페데레프스키가 피아노와 현악 5중주를 위한 곡으로 편곡한 버전으로 연주한다. 프랑크 ‘피아노 5중주’, 슈트라우스 2세, 쇤베르트의 ‘남국의 장미’ 등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실내악으로 한국 팬들을 처음 만난다고 밝힌 당 타이 손은 “피아니스트는 가장 외로운 연주가다. 독주를 많이 한다.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할 때가 많다”며 “실내악을 통해 다른 연주자들과 함께 연주하는 법을 배운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국립문화훈장을 받은 하피스트 이자벨 모레티는 “훌륭한 음악을 하는 동료들과 특별한 2주를 보내겠다. 주제인 미식이 매우 마음에 든다. 음악을 통해 프랑스 요리의 진수를 보여 드리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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