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아모레퍼시픽을 바라보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기류 변화가 심상치 않다. 오랜 기간 주가 하락의 주된 원인이었던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덜어내고, 비핵심 사업 정리와 조직 슬림화를 통한 대대적인 체질 개선 작업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면서 시장의 재평가가 시작되는 모양새다. 한때 K-뷰티의 위기를 상징했던 아모레퍼시픽이 서구권 시장으로의 전략적 중심 이동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듯 아시아 시장 분석에서 공신력을 인정받는 외국계 투자은행 CLS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의 목표주가를 21만 2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CLSA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아시아 소비재 업종에 투자할 때 가장 비중 있게 참고하는 리서치 하우스 중 하나다. CLSA가 목표가를 올렸다는 것은 아모레퍼시픽의 사업 방향이 글로벌 자본의 신뢰를 얻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보고서가 특히 주목한 대목은 아모레퍼시픽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인수한 브랜드 'COSRX(코스알엑스)'의 회복세다. COSRX는 저자극 성분을 앞세워 북미와 유럽의 MZ세대를 사로잡은 브랜드로, 최근 유통망 재정비 과정에서 잠시 주춤하며 시장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영토 확장 전략 또한 더 정교해지고 있다. 최근 영국의 프리미엄 뷰티 플랫폼인 ‘컬트 뷰티’에 설화수를 공식 입점시킨 것은 유럽 본토 공략을 위한 상징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컬트 뷰티는 단순한 판매 채널을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기준으로 브랜드를 선별해 소개하는 '뷰티 업계의 미슐랭'과 같은 곳이다.
이곳에 입점했다는 것 자체가 유럽 상류층 소비재 시장에서 품질과 브랜드 가치를 공인받았다는 뜻이며, 향후 오프라인 백화점이나 대형 유통망으로 진출하기 위한 필수적인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내부적인 쇄신 작업도 고삐를 죄고 있다. 수익성이 정체된 맞춤형 화장품 브랜드 톤워크의 운영을 종료하고, 보유 부동산 매각과 조직 슬림화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주력 브랜드의 마케팅에 집중 투입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고 있다. 이는 과거처럼 백화점식으로 사업을 늘리는 대신 확실한 수익이 보장되는 글로벌 시장에 자원을 몰아주어 이익률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모레퍼시픽의 비중국 해외 매출이 향후 3년간 연평균 15~20%가량 성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일본 시장의 회복세와 더불어 인도와 중동 등 신흥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면 중국 시장의 부진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기초체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소비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이처럼 군살을 뺀 조직이 글로벌 본토 시장에서 보여주는 민첩한 대응이 향후 기업가치 회복의 실질적인 열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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