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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징역 23년 선고 후 법정구속

한석진 기자 2026-01-21 15:53:58

법원 "비상계엄 절차 관여는 내란 중요임무종사에 해당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헌정 질서를 흔든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사법부가 사건의 성격을 ‘내란’으로 규정하고, 당시 국정 최고 책임자 중 한 명이었던 국무총리의 형사 책임을 정면으로 판단했다. 비상 상황에서의 절차 관여가 어디까지 형사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둘러싼 판단이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내란 중요임무종사와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위증 혐의를 인정해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선고 직후 구속 필요성에 대한 별도 심문을 거쳐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전직 국무총리가 법정에서 곧바로 구속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을 ‘12·3 내란’으로 명명했다. 비상계엄 선포와 포고령 발령 일련의 행위가 형법상 내란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한 전 총리에게 적용된 혐의 역시 대부분 유죄로 인정됐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한 전 총리의 법적 지위와 역할에 대한 평가였다. 한 전 총리는 당초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재판부는 내란죄의 법적 성격을 문제 삼았다. 내란죄는 우두머리, 중요임무 종사, 부화수행 등 역할에 따라 구성요건이 나뉘는 필요적 공범 범죄로, 일반적인 방조범 개념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특검팀에 공소장 변경을 요구했고,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를 선택적으로 병합해 판단해 달라며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이를 허용했고, 최종적으로 한 전 총리를 방조범이 아닌 중요임무종사 정범으로 판단했다. 이 법리 판단이 형량을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무총리의 헌법적 책무를 강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민주적 정당성과 그에 대한 책임을 부여받은 국무총리로서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고 헌법을 수호·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다”며 “그럼에도 12·3 내란이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아래 이러한 의무를 외면하고 그 일원으로 가담하기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로 인해 대한민국은 자칫하면 국민의 기본권과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가 유린됐던 과거로 회귀해 독재 정치의 수렁에 빠질 위험에 처했다”며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실감과 상처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허위공문서 작성과 위증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 해제 이후 최초 계엄 선포문의 법률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작성된 사후 선포문에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함께 서명한 뒤 이를 폐기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는 비상계엄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시도로 판단됐다.
 

또 지난해 2월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부분에 대해서도 위증이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보다 사후적으로 자신의 안위를 도모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징역 15년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공소사실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며 이를 상회하는 형을 선고했다. 법정구속 결정 역시 범죄의 중대성에 더해 증거인멸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내란죄의 구성요건과 공범 성립 범위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고위 공직자가 비상 상황에서 취한 행위가 내란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관련 사건 재판에서도 중요한 참고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총리 측은 항소를 예고했다. 항소심에서는 내란 중요임무종사 인정 여부와 양형의 적정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판결은 비상 상황을 이유로 한 권한 행사라 하더라도 헌법과 법률의 한계를 넘을 경우 형사 책임이 문제 될 수 있음을 분명히 한 사례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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