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면허가 취소된 50대 의사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의료계와 사회 전반에서 면허취소 제도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비극적인 결말에 대한 안타까움과 별개로, 전문직 면허의 공공성과 법 적용의 기준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함께 제기된다.
20일 경찰과 의료계에 따르면 경기도에서 개원의로 일하던 50대 의사 A씨가 최근 전남 무안군 청계면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의료기관 이중개설 위반으로 의사 면허가 취소된 뒤 재교부를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은 없다고 보고 내사를 종결할 예정이다.
사건 이후 전라남도의사회는 성명을 통해 현행 면허취소 제도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중대한 의료윤리 범죄가 아닌 행정 위반에도 면허를 박탈하고, 모든 행정 처분을 마친 뒤에도 재교부를 허용하지 않은 것은 과잉 제재라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를 향해서는 책임 인정과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다만 이 사안을 두고 의사 면허가 다른 전문직보다 쉽게 취소되는 제도라는 인식에는 이견도 적지 않다. 변호사나 회계사의 경우 직무 외 범죄나 품위 손상만으로도 자격 정지나 제명에 이를 수 있지만, 의사 면허는 의료법에 명시된 제한적 사유에 해당해야만 취소가 가능하다. 실제로 의사 면허 취소는 빈도가 낮고, 행정 당국 역시 사회적 파장과 의료 공백을 고려해 신중하게 집행해 왔다는 평가가 많다.
의사 면허가 흔히 ‘철밥통’으로 불려온 배경도 여기에 있다. 취득 과정이 엄격한 대신, 유지되는 안정성이 높다는 인식이 자리 잡아 왔다. 그만큼 사회가 요구하는 윤리성과 준법성의 기준 역시 높게 설정돼 왔다. 의료기관 이중개설 금지 규정은 의료 영리화와 명의대여를 막기 위한 핵심 규범으로, 단순한 행정상의 의무를 넘어 의료 질서 전반을 관리하기 위한 장치로 작동해 왔다.
전문직일수록 법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은 이 지점에서 더 분명해진다. 면허는 개인의 생계 수단이기 이전에 공적 신뢰에 기반해 부여된 자격이다. 법 위반의 동기나 개인적 사정에 대한 동정이 곧바로 법 적용의 완화로 이어질 경우,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는 다른 직역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다만 논쟁의 초점은 면허 취소 자체보다는 그 이후의 절차에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취소 요건은 엄격한 반면, 재교부 심사 기준은 명확하게 공개돼 있지 않고 판단의 예측 가능성도 낮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행정 처분을 모두 마친 이후에도 사실상 의사로서의 복귀가 봉쇄되는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A씨의 죽음은 개인사로만 정리되기 어렵다. 다만 이를 이유로 전문직 면허에 대한 기준 자체를 흔드는 접근 역시 경계할 필요가 있다. 제재의 범위와 이후 복귀 기준은 감정이 아니라 일관된 규칙의 문제다. 이번 논란이 제도의 보완으로 이어질지, 원칙 논쟁으로 번질지는 이후 논의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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