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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우號 농협금융, 'ESG·생산적금융·AI' 승부수…내년 실적 반등 시험대

지다혜 기자 2025-12-23 06:10:00

ESG·생산적금융 전면에…미래성장·디지털 조직도 재편

농식품기업 지원 묶어 계열사 시너지…108조 전략 실행 속도

부문별 강화된 역량 결합해 사업 구조 전환…"수익 기반 마련"

이찬우 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농협금융]
[이코노믹데일리] 농협중앙회의 대대적인 쇄신 기조에 발맞춰 농협금융지주가 내년 조직개편안을 마무리하고 수익 구조 재정비에 나선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전통적인 이자이익 성장에 제약이 커진 만큼 'ESG·생산적금융·AI'를 핵심 키워드로 삼아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생산적금융을 그룹 차원의 핵심 비즈니스로 격상하고, 디지털·AI(인공지능) 역량을 결합한 실행 체계를 강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기존 미래성장부문과 디지털전략부문을 각각 성장전략부문과 AI·디지털전략부문으로 확대 개편했다. 그중 성장전략부문 산하에 ESG 금융 내재화와 새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ESG상생금융부 개편과 신사업추진국 신설에 나섰다.

이 같은 배경은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이 ESG를 단순한 공시·평가 대응이 아닌 수익 창출형 비즈니스로 전환해야 한다는 인식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농협금융은 지난 7월부터 금융지주와 각 계열사 ESG소관 부서장들이 참석하는 ESG추진협의회를 개최하며 ESG 활성화 방안을 논의해 왔다. 중장기 목표로 녹색여신 시스템을 내부 프로세스에 본격 내재화하고 ESG 금융 활성화를 위한 프로모션을 확대하는 한편, 해외 사례 벤치마킹을 통해 전환금융 실행 모델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생산적금융 역시 핵심 축이다. 그동안 농협 계열사마다 개별 지원해 오던 농식품기업 투자·금융 지원을 하나의 사업군으로 묶어 시너지를 높인다. 농식품·지역 기반 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을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0월 이찬우 회장을 중심으로 한 생산적금융 활성화 태스크포스(TF) 신설에 이어 최근엔 NH투자증권 본사에 '생산적금융특별위원회 여의도 추진본부'를 개소하고 본격 활동을 개시했다. 국민성장펀드 선제적 투자방안, AI 데이터센터 시장 동향 등 108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금융 전략 방향을 구체화 한다.

또 농협은행을 중심으로도 생산적금융과 디지털 분야 전문 인력을 전략 배치했다. 디지털 현업 부서장을 IT(정보기술) 부서장으로 두고 소비자 중심 경영, 생산적금융 강화, 디지털 혁신 기반 구축 등을 추진한다. IT부문은 테크사업(CIO)과 테크솔루션(CTO)으로 분리하고 기술 운영 효율성을 높였다.

아울러 AI전략, 데이터 분석,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를 통합해 컨트롤타워 역할의 AI데이터부문을 신설하고, 중소기업고객부를 기업성장지원부로 재편해 생산적금융국을 만들어 은행자금이 생산적 분야로 흘러가도록 구조를 바꿨다.

이번 개편은 중앙회 차원의 쇄신 흐름과 맞물려 농협금융이 정책금융의 역할을 유지하면서도 시장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농협금융이 이번 조치를 발판으로 정책 부응형 금융에서 수익 창출형 금융으로의 전환 속도를 높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내년 취임 2년 차를 맞이하는 이찬우 회장의 주요 과제 역시 조직 개편과 사업 구조 개선을 통한 실적 반등이다. 앞서 올해 3분기 주요 금융지주들이 역대급 수익을 기록한 것과 달리 농협금융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25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한 바 있다. 분기 기준으로는 31% 급감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조직개편에 따라 부문별로 강화된 역량을 결합한 사업 구조 전환을 통해 생산적금융 등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동시에 농협 특색에 맞는 사업 발굴로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 기반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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