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KAIST(총장 이광형) 뇌인지과학과 이상완 교수 연구팀이 IBM AI 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통해 인간의 뇌가 목표 변화와 불확실성을 동시에 처리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되었으며 차세대 인공지능(AI) 개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강화학습 AI 모델은 목표가 변하는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거나 불확실한 환경에서 안정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인간이 두 가지 요소를 동시에 달성한다는 점에 착안해 뇌의 전두엽 정보 처리 방식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뇌 기능 MRI(fMRI) 실험과 강화학습 모델 및 AI 분석 기법을 활용한 결과 인간의 전두엽은 ‘목표 정보’와 ‘불확실성 정보’를 서로 간섭하지 않도록 분리해 저장하는 독특한 구조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통신 기술의 멀티플렉싱처럼 서로 다른 정보를 한 번에 처리하는 방식이다. 전두엽은 목표가 바뀔 때 변화를 민감하게 추적해 의사결정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채널과 환경의 불확실성을 분리해 안정적인 판단을 유지하는 채널을 동시에 가동한다. 이러한 구조가 뚜렷할수록 사람은 목표가 바뀌면 빠르게 전략을 수정하고 환경이 불확실해도 안정적인 판단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두엽은 단순히 학습을 실행하는 차원을 넘어 상황에 따라 어떤 학습 전략을 사용할지 스스로 선택하는 ‘메타학습’ 능력을 갖춘 것으로 밝혀졌다. 무엇을 배울지뿐만 아니라 어떻게 배울지도 학습하는 이 구조 덕분에 인간은 급변하는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적절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개인의 강화학습 및 메타학습 능력 분석과 맞춤형 교육 설계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전망이다. 또한 뇌 기반 표현 구조를 AI 아키텍처에 이식하면 AI가 인간의 의도와 가치를 더 정확히 파악해 위험한 판단을 줄이고 사람과 안전하게 협력하는 기술로 발전할 수 있다.
이상완 교수는 “변화하는 목표를 유연하게 따라가면서도 안정적으로 계획을 세우는 뇌의 작동 원리를 AI 관점에서 규명했다”며 “이 원리가 향후 AI가 사람처럼 변화에 적응하고 더 똑똑하게 학습하는 차세대 AI 기술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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