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삼성전자, 6G AI-RAN 공동 개발 맞손…차세대 네트워크 기술 선점 나선다

[이코노믹데일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통신사와 제조사가 6G(6세대 이동통신) 시대를 선점하기 위해 기술 동맹을 맺었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을 무선 접속망(RAN)에 적용하는 차세대 기술 개발에 힘을 합쳐 글로벌 네트워크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와 '6G 이동통신 기술 선도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AI 기반 무선접속망(AI-RAN) 공동 연구를 본격화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협력은 2030년경 상용화가 예상되는 6G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 'AI와 통신의 융합'에 있다는 양사의 공통된 인식에서 출발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AI 기반 채널 추정 기술 △분산형 다중 안테나(MIMO) 송수신 기술 △AI-RAN 기반 스케줄러 및 코어 네트워크 기술 등 6G 핵심 기술을 공동으로 연구하고 실증할 계획이다. 연구는 SK텔레콤의 네트워크기술담당 조직과 삼성전자의 선행 연구 조직인 삼성리서치가 주도한다.

SK텔레콤은 오랜 기간 전국망을 운영하며 축적한 방대한 통신 데이터와 실증 인프라를 제공하고 삼성리서치는 이를 바탕으로 AI 채널 추정 모델과 분산형 다중 안테나 알고리즘을 고도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통신 사업자의 운영 노하우와 제조사의 기술력이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공동 연구의 핵심인 'AI 기반 채널 추정 기술'은 AI가 전파의 경로를 미리 학습하고 예측해 건물이나 벽 같은 장애물로 인해 신호가 왜곡되더라도 이를 정교하게 보정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통신 사각지대에서도 빠르고 안정적인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진다. 또한 '분산형 MIMO' 기술은 여러 기지국과 안테나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사용자가 밀집한 지역에서도 통신 품질 저하를 막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양사의 협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는 글로벌 연합체인 'AI-RAN 얼라이언스'의 창립 멤버로 활동하며 기술 표준화를 주도해 왔다. 지난 6월 핀란드 총회에서 AI 기반 채널 추정 기술을 공동 제안해 승인받았으며 11월 미국 보스턴 총회에서는 해당 기술의 구체적인 연구 성과를 공개하는 등 긴밀한 공조를 이어오고 있다.

SK텔레콤은 6G 기술 확보를 위해 전방위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23년 국내 통신사 최초로 6G 백서를 발간한 데 이어 MWC 2025에서는 AI-RAN 기반 기지국 시연을 선보였다. 지난 10월에는 엔비디아와도 AI-RAN 기술 개발 협약을 맺으며 글로벌 빅테크와의 연대도 강화하고 있다.

류탁기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담당은 "AI와 무선통신의 융합은 6G 경쟁력을 좌우할 결정적인 요소"라며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AI-RAN 기술을 확보하고 글로벌 6G 생태계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진국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장 역시 "SKT와의 현장 중심 협력을 통해 AI 무선 기술의 실효성을 검증하고 핵심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겠다"며 6G 상용화를 위한 지속적인 협력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