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압구정4구역이 하반기 도시정비사업의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압구정2구역에 이어 두 번째로 시공사 선정에 돌입하면서, 삼성물산·DL이앤씨·포스코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들이 치열한 수주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정 건설사 쏠림이 없는 사업지로 평가되며 압구정 재건축에서 사실상 첫 경쟁입찰 무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4구역 재건축 조합은 올해 하반기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고 내년 초 총회를 열어 시공사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조합은 최근 정비구역·정비계획 변경 고시와 지구단위계획 확정 등 행정 절차를 마무리했다. 현대8차와 한양3·4·6차 아파트를 통합 재건축하는 이 사업은 최고 69층, 9개 동, 1722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예상 공사비만 2조원에 달한다.
압구정4구역은 사업 속도 면에서 압구정2구역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르다. 다만 압구정2구역이 현대건설 단독 입찰로 경쟁입찰이 무산된 것과 달리, 이번에는 특정 건설사 우위가 뚜렷하지 않아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금융지원 조건, 설계안, 안전관리 역량 등 실질적인 경쟁력이 당락을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물산은 반포와 한남동 등 고급 주거지에서 쌓은 경험을 앞세워 고급화 전략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DL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ACRO)’를 전면에 내세워 프리미엄 이미지와 시공 능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는 ‘오티에르(OTIER)’ 브랜드를 앞세우는 동시에 최근 잇따른 안전사고로 훼손된 이미지를 만회하기 위해 기술력과 안전관리 역량을 적극 부각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수주전은 압구정 재건축 전체 판도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압구정3구역은 정비계획 변경안 고시와 대지 지분 정리가 남아 있고, 5구역은 정비계획 심의를 통과한 단계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압구정4구역에서 제시된 금융 지원이나 설계안은 이후 구역 조합원들의 기대치로 이어질 수 있다”며 “4구역의 결과가 후속 구역 경쟁 구도를 크게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