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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HBM4 경쟁 본격화… 삼성·SK, 엔비디아 공급 놓고 맞붙는다

김다경 기자 2025-09-18 17:51:40

하이닉스, 최초 HBM4 양산 체제 구축

삼성전자, 1c·4㎚ 파운드리 공정 적용

증권가, 삼성·SK HBM4 공급 전망 낙관

HBM 시장 30% 성장 전망…경쟁 치열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양산 체제 구축을 공식 발표한 HBM4 [사진=SK하이닉스]
[이코노믹데일리] 내년부터 본격화되는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4) 시장에서 글로벌 메모리 3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HBM3E까지는 SK하이닉스가 시장을 주도했지만 HBM4에서는 삼성전자와 마이크론까지 진입하면서 구도가 재편될 전망이다. 특히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에 HBM4가 탑재될 예정인 엔비디아가 공급망 다변화를 모색하면서 누가 엔비디아 납품권을 확보하느냐가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다.

1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 62%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마이크론과 삼성전자는 각각 21%, 17%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도 점유율 36.9%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최근 SK하이닉스는 HBM4 개발을 완료하고 세계 최초로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 지난 3월 엔비디아에 샘플을 공급한 뒤 6개월 만의 행보다. HBM3E 대비 대역폭을 2배로 늘리고 전력 효율을 40% 개선한 제품으로 고객사 테스트를 통과하면 즉시 양산 공급이 가능하다. 하이닉스가 속도전에서 한 발 앞서나갔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1c(10나노급 6세대) D램과 4㎚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한 HBM4로 SK하이닉스에 맞서 시장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엔비디아에 대한 최종 샘플 출하도 이달 말로 앞당기며 속도를 높이고 있다. 개발은 다소 늦었지만 미세한 공정을 앞세워 판을 뒤집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관건은 수율 안정성이다. 삼성은 최근 1c D램 수율을 50%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흥미로운 점은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속내다.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에 쏠린 공급망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삼성의 추격을 반기는 분위기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가격 협상력이 높아지고 공급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HBM 시장은 내년 482억 달러(약 66조 원) 규모로 올해보다 30% 이상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가격 하락 압박도 커지고 있어 수율·성능·원가 경쟁이 이뤄질 예정이다.

HBM4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HBM4 시장 진입을 전망한다"며 "속도 상향 이슈에 따른 마이크론의 열위 상황과 1c 공정, 4nm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한 절치부심은 시장 진입 가시성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낮은 가격 협상력과 불리한 원가는 불가피하지만 진입을 통한 저변 확대로도 충분하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차세대 GPU 루빈에 들어갈 HBM4의 첫 번째 인증·공급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가 기대감이 커졌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엔비디아 HBM4 인증 획득이 예상되며 첫번째 공급사로서 내년 루빈 HBM4 공급량의 60~70% 점유가 예상된다"며 "내년에도 HBM 경쟁력 우위가 명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시선은 삼성전자가 HBM4에서 의미 있는 수주를 확보할 수 있을지 SK하이닉스가 HBM 주도권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미세공정을 적용해도 사실 HBM은 양산성이 중요하다"며 일단 양산 체제를 구축한 것과 선점 효과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엔비디아가 2~3 업체를 가져가기 원하는 것은 일반적인 양상으로 후발주자 업체에는 까다롭게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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