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SK텔레콤이 자체 기술력으로 처음부터 설계하고 학습시킨 인공지능(AI) 언어모델을 오픈소스로 전격 공개하며 국내 AI 생태계 주도권 확보와 기술 독립을 향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외산 모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한국적 특수성에 최적화된 AI 기술로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겠다는 전략적 행보다.
SK텔레콤은 11일, 독자적으로 구축한 70억 파라미터(매개변수) 규모의 경량 거대언어모델(LLM) ‘A.X(에이닷 엑스) 3.1 라이트’를 오픈소스 커뮤니티 허깅페이스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번 모델의 핵심은 ‘프롬 스크래치’ 방식으로 개발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외산 모델을 기반으로 한국어 데이터를 추가 학습시키는 튜닝 방식이 아닌 모델의 구조 설계부터 1조 6500억 개 토큰에 달하는 데이터 구축, 학습까지 모든 단계를 SK텔레콤이 직접 수행했음을 의미한다.
‘A.X 3.1 라이트’는 경량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성능과 효율성을 자랑한다. 대표적인 한국어 능력 평가 벤치마크인 KMMLU와 CLIcK에서 카카오, LG AI연구원 등의 동급 모델보다 우수한 성능을 기록했다. 또한 GPT-4o 대비 약 33% 적은 토큰을 사용하면서도 높은 성능을 발휘해 통상 4장 이상의 GPU가 필요한 동급 모델을 단 2장의 GPU만으로 구동할 수 있다. 이는 AI 도입에 따르는 기업의 인프라 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강력한 장점이다.
SK텔레콤은 이번 공개를 시작으로 AI 사업에 ‘투 트랙’ 전략을 본격화한다. A.X 3 계열은 이번처럼 ‘프롬 스크래치’ 방식으로 개발해 데이터 주권이 중요한 ‘소버린 AI’ 시장을 공략하고 A.X 4 계열은 기존 모델을 대규모로 추가 학습(CPT)하는 방식을 통해 특정 영역에 최적화된 성능과 효율을 극대화하는 모델로 발전시킨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각자의 사업 환경에 맞춰 최적의 AI를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SK텔레콤은 확보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김태윤 SK텔레콤 파운데이션 모델 담당은 “꾸준히 쌓아 온 한국형 LLM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AI 생태계 자립성을 높이고 국가 AI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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