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금융권에서는 IFRS17 도입으로 건전성 개선을 위해 자본성 증권 확대에 나선 보험사들의 실질적인 건전성 여부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 27일 임시 이사회에서 최대 10억 달러 규모 해외 신종 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 5년 후 조기 상환할 수 있는 조기상환권(콜옵션)을 부여할 계획으로 정확한 발행일, 조건은 미정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3월에도 6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이번 발행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와 자본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조달 자금은 전액 K-ICS 비율 제고를 통한 자본건전성 강화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한라이프도 자본성 증권 확대를 추진했다. 지난 27일 신한라이프는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 예측을 실시하고 목표액의 4배 이상인 1조2140억원의 매수 주문을 확보했다.
이어 신한라이프는 후순위채 발행 규모를 5000억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오는 8월 만기가 예정된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를 실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른 보험사들도 자본 확충을 꾸준히 이어왔다. 올해 1분기 기준 9개 대형 생명·손해보험사(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자본성 증권 발행 규모는 15조3793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6478억원) 대비 59.4% 늘었다.
보험사들이 자본성 증권을 늘리는 이유는 지급여력(K-ICS) 비율을 비롯한 자본 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자본성 증권은 회사 지분을 희석시키지 않고 빠르게 자본을 확충할 수 있지만 손실 발생시 충분한 흡수능력이 부족해 자본으로서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1분기 기준 자본성 증권 의존도가 가장 높은 보험사는 현대해상으로 나타났다. 현대해상의 지급여력기준금액 중 자본성 증권의 비율은 25.6%로 9개 대형 보험사중 가장 컸다. 타 보험사의 비율은 △한화생명 23% △교보생명 20.8% △메리츠화재 12.6% △KB손보10.9% △DB손보3.3% 순으로 집계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하반기에 한회생명, 신한라이프 등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계획하고 있어 자본성 증권의 의존도가 저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보험사의 자본성 증권 발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다만 자본성 증권을 발행할 수 있는 상황이 되는 대형사는 그나마 다행이고 자본성 증권 발행도 어려운 중소형 보험사들의 건전성 관리 고민은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보험사의 자본 확충 부담을 덜기 위해 금융당국은 K-ICS 비율 규제를 현행 150%에서 13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다만 기본 자본 K-ICS 비율 규제도 함께 도입할 예정으로 보험사는 자본의 양뿐만 아니라 자본의 실질적인 손실 대처 능력도 관리할 필요가 생겼다.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보험사가 지속적으로 고객을 관리하면서 영업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자본을 갖추는 게 요구 사항이기 때문에 자본 확충이 적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며 "보험 산업 내 M&A나 합병 같은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보험사들이 차별화를 이뤄내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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