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종전 협상이 된다면 현대차와 기아는 현재 중국이 러시아 내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을 잡고 입지를 다지기 위해 가격과 품질 경쟁력 확보에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최근 러시아 연방 로스파텐트에 현대 ix10, ix40, ix50 등 3개 상표를 등록했다. 기아 역시 마이 모빌리티, 어베터 웨이 투 고, 그린 라이트, 기아 에디션플러스 등 새로운 상표 5건을 등록했다.
현대차·기아가 이같이 러시아 시장 재진출에 발돋움을 하는 건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이 커져서다.
앞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우크라이나에 오는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직접 대화를 제안한다"며 "아무 전제 조건 없이 직접 협상을 재개하자"고 말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살상을 연장할 이유가 없다. 나는 15일 튀르키예에서 직접 푸틴 대통령을 기다릴 것"이라고 답했다.
이같은 상황에 현대차·기아는 러시아 공장을 다시 가동하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러시아 내 생산량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에 재진출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 2021년 러시아에서 35만4000대를 팔아 단일 브랜드 기준 점유율 1위(23.3%)에 오른바 있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재작년 12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포함한 러시아 지분 100%를 1만루블(당시 14만원 상당)에 매각하면서 2년 내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옵션을 넣기도 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연 생산량 20만대 규모로 지난 2021년에는 기아 리오 9만2045대, 현대차 쏠라리스 7만1159대, 크레타 7만600대가 출고됐다.
문제는 러시아 내 중국 자동차 기업 점유율이다. 지난달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의 '러시아 자동차 산업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계 브랜드의 러시아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21년 8%에서 지난해 60.4%로 급등했다. 또한 중국의 대러시아 자동차 수출은 지난 2022년 15만4000대에서 지난해 117만대로 2년 사이 7.6배 급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러시아 공장을 다시 가동한 뒤 러시아 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품 경쟁력과 품질을 확보해 중국 제품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환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양국이 합의를 통해 종전이 이뤄지면 러시아와 관련한 경제 활동이 재개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중국의 경쟁력이 현재 많이 올라온 상황이기에 현대차기아는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품질에 있어 차별점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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