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질의에는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와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하지만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은 불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김 회장은 지난 11일 증인으로 채택됐는데 13일 중국 지사와 홍콩 지사를 통해 회의 일정을 잡았다"며 "마치 우리 회의를 피하듯이 출장을 잡은 꼼수"라고 비판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불출석 사유서를 보면 김 회장이 '서면으로라도 답변하겠다'고 했는데, 김 회장이 뭔데 답변할 방법까지 정하느냐"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김 회장의 불출석을 "국회를 경시하는 오만방자한 태도"라고 비판하며, 끝까지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청문회 개최 및 고발 조치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질의 과정에서 의원들은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경영 개선을 위한 투자는 소홀히 하고, 수익성이 높은 점포 위주로 부동산 매각에만 집중했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은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인수 이후 경영에 대한 투자가 전혀 없었다"며 "노후 시설 개선도 안 하고 돈 되는 매장만 계속 팔아 차입 비용을 갚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홈플러스가 회생 신청을 준비하면서 유동화 증권 발행을 늘리고 재고를 쌓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경영진에 강도 높은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광일 부회장은 "3월 1일 오후에 임원들끼리 더 이상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서 그때부터 회생 절차를 본격적으로 준비했다"고 답변하며 사전 준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의원들은 이 같은 답변을 쉽게 믿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들은 이번 홈플러스 사태를 통해 사모펀드의 단기적인 이익 추구 행태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한 의원은 "사모펀드가 한국 경제를 망치고 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은 이날 국회 현안 질의에 참석해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 직후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에 대해 "전례가 없다"고 말해 '신용등급 하락에 따라 부도를 막기 위해 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했다'는 MBK 측 주장을 반박했다. 이에 김광일 MBK 부회장은 "A3- 기업어음은 시장에서 거의 거래와 발행이 안 되며 3개월 내에 6000억~7000억원 상환 요구가 들어온다"면서 기업회생 절차를 2월 28일 신용등급이 강등된 이후에 준비했다"고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이번 국회 현안 질의를 통해 홈플러스 사태의 심각성이 다시 한번 부각된 가운데, 향후 국회의 추가적인 조사와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도 홈플러스 사태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함께 사모펀드 규제 강화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지 주목된다.
Copyright © 이코노믹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