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는 배민B마트 주문이 들어오자 1㎞/s의 속도로 움직였다. 딜리와 강남 한복판을 1시간가량 함께 걸어본 결과 '위험성'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스스로 사람이 앞에 나타났을 때 멈추지 않고 자연스레 옆으로 피해가는 모습에서 안전성까지 느껴졌다. 또 사람들이 놀라지 않게 '삐리링' 소리를 내며 이동하는 센스도 보였다.
건물 사이 골목에서 자동차가 꼬리물기해 계속 나오는 상황도 문제는 없었다. 딜리는 차량들을 천천히 기다렸다 이동했다. 좁은 골목도 오르막, 내리막도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신호등도 기다렸다. 센서를 활용해 신호가 바뀌는 것을 인지해 움직였다.
부득이하게 관제센터에 있는 조종사의 명령에 따르는 경우도 있었다. 자동차가 좁은 인도를 돌아나가야 하는 상황에서는 딜리가 관제센터에 있는 조종사의 지시에 따라 후진해 상황을 해결했다.
이재관 자율주행기술연구소장은 1일 "배달 로봇은 자율주행차로 가는 시작점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도로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레이더와 카메라를 활용한 차선유지지원시스템, 4D 이미징 레이더 기술 등 고급 기술이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자율주행차 선두주자인 미국 업체들은 막대한 투자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로보택시'를 운영하는 등 기술 신뢰성을 높여나가고 있다. 로보택시는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운전자 없이 스스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차량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12월 v13.2 업데이트를 통해 주차된 상태에서 출발해 목적지에 주차까지 스스로 해내는 완전자율주행(FSD)을 구현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 차량 호출 서비스 허가 신청을 낸 상태다.
아울러 구글 웨이모는 지난해부터 이미 로스앤젤레스(LA) 전역에 자율주행 승차 서비스 개방으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5'에서 최신 6세대 웨이모 드라이버가 탑재된 3대의 차량을 공개한 바 있다.
한국도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자율차 시범운행지구 서비스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26억원을 추가 지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노력은 필요하다. 데이터 학습 규제 해소 등이 해당된다. 이재관 소장은 "자율주행 시대에 필요한 빅데이터의 질적 향상은 갖가지 상황의 방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을 때 올라간다"며 "데이터 시스템 통합 및 표준화, 시스템 아키텍쳐 정립, 학습 데이터 활용에 대한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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