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2025 이코노믹데일리 제약바이오포럼'에서 김미현 교수는 '내부 희귀골격 약물 라이브러리를 활용한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연구'를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화학 정보학'에 대한 소개로 주제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화학 정보학은 AI에서도 하위 요소인 머신러닝이란 요소와 데이터 사이언스 혹은 데이터 테크놀로지라고 부르는 두 가지 요소로 구성돼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학 정보학 데이터는 연구하고자 하는 대상이 흔히 보고 있는 물체같은 게 아니라 분자인 것이고, 이 분자를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주고 학습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한다는 점에서 그동안 장애물이 있었다"며 "현재까지도 분자를 분자 표상으로 만드는 과정이나 분자 표상을 그대로 쓰든가 분자 피처로 만드는 과정들이 사람이 다시 인지할 수 있는 형태로 되돌아오는 데는 아직 완벽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향후 이 분야가 얼마나 이 과정을 완벽히 잘 재현해 내 실제 신약이 갖고 있는 특징을 잘 반영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바뀔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AI를 기반으로 새로운 분자구조생성, 임상 시험 결과 예측을 위한 모델 기술 등에 중점을 둔 회사인 인실리코 메디슨을 창업한 연구자가 생성형 모델을 만들어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큰 관심을 끌었던 케이스를 소개했다.
아울러 2020년 아스트라제네카 연구 그룹에서 만든 생성형 모델이 글로벌하게 많이 쓰이게 된 점도 근거로 들었다. 이로 인해 저분자부터 펩타이드, 항체와 약물 중합체 ADC까지 설계가 가능해지기도 했다.
김 교수는 생성형 AI를 얼마나 잘 산업적으로 사용해서 약을 도출했느냐에 따라 진정한 승자가 갈라진다고 봤다. 그는 "올해 엔비디아의 '바이오 네모'와 슈뢰딩거 '라이브 디자인 클라우드'가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 희소 골격 약물을 만들어 신약으로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 교수는 "저는 약물과 약물이 비슷한 것을 알고 싶은 게 아니라 약물과 제가 개발하려는 타깃의 질병과 관련한 전체적인 집단과의 비교였다"며 "이걸 알기 위해 생성형 AI를 제가 원하는 방향의 부킹 모델이나 회귀 모델을 점수 함수로 사용해 학습을 시켰더니, 제가 원하는 방향의 구조로 연구가 잘 나왔다"고 부연했다.
다만 시사점은 글로벌 인프라가 바뀌고 의료 분야 테크놀로지가 다변화되는 것에 반해 연구비 전문기관의 역할이 더디다는 점이었다.
김 교수는 "글로벌 연구개발(R&D) 인프라가 바뀌고 있고, 의료 R&D 분야의 테크놀로지는 다변화하고 있어 이것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정부 자원은 한정적이고 민간 자원은 엔드리스(endless)이기 떄문에, 어디까지나 정부 돈으로만 할 수 없으므로 인프라 기업을 육성하는 게 필요하다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연구자와 비임상 기업이 1대1로 거래할 경우 이는 절대로 유리한 거래가 될 수 없다고 예를 들었다. 그러면서 "가격 협상력은 협상 대상자의 덩치가 커졌을 때만 생기기 때문에 인프라 기업을 육성하고 길들이기 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는 이상 비임상 패키지 가격은 계속 오를 것이고, 연금이 떨어져도 (높아진 가격은) 안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연구비 전문기관과 정부 기관의 역할 확대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연구비 전문 기관에 대한 입장은 사업을 잘 만들어서 공정하게 나눠준 다음 정산을 잘 관리하는 걸로 본인들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환경은 점점 변하고 있고, 바뀐 환경에 대한 대응은 개별 연구자가 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연구비 전문기관의 역할을 조금 더 다각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학술 데이터 관리 정책 강화와 연구 인력의 처우 및 고용 안정성 제고 등도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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