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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거대어 LG CNS는 왜 쓰러졌나

박연수 기자 2025-02-06 09:54:40

코리아 디스카운트 벽 못 넘은 LG CNS

중복 상장, 높은 공모주 책정 등 문제

LG CNS CEO 현신균 사장이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LG CNS]
[이코노믹데일리] 6조원대 기업공개(IPO)로 주목을 받던 인공지능 전환(AX) 전문기업 LG CNS가 한국 주식 시장 불황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쓰러졌다. IPO 당일인 5일 공모가 대비 주가가 10%가량 급락하며 국장의 쓴맛을 봤다.

LG CNS는 5일 공모가(6만1900원) 대비 6100원(9.85%) 내린 5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6일 오전 9시 30분 현재 1300원(2.33%) 반등했지만 공모주에는 아직 못 미치는 수준이다.

LG CNS 주가 급락 원인을 두고 업계에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높았던 공모가 책정 등이 대표적이다. 

먼저, 주식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한국 기업들의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미흡한 주주환원, 낮은 기관투자자 비율 등 문제로 한국 주식 시장은 암울한 상황이다. 

심지어는 '국장 탈출은 지능 순', '미장은 세금을 내고 국장은 원금을 낸다' 등 국장의 어두운 현실을 보여주는 유행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실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9개 증권사(미래에셋, 한국투자, 삼성, 키움, NH, KB, 신한, 토스, 카카오페이증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이들 증권사의 국내 주식 거래 규모(개인 투자자가 매수·매도한 주식 합)는 6352억5400만주로 전년(7303억7900만주)보다 약 13% 줄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공모주 시장 경색은 LG CNS만의 문제가 아니다. 올해 상장한 공모주 가운데 미용의료기기 기업 아스테라시스(상장일 44.4% 상승)를 제외하고 모두 첫날부터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김규식 한국거버넌스포럼 이사는 "한국 시장 저평가가 심각하다"며 "외국 기업들도 한국 주식 시장 투자 규모를 줄일 계획을 밝히고 있다. 빠른 상법 개정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제안된 상법개정은 지난해 정치권에서 활발히 논의됐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동력을 잃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중복 상장으로 인한 'LG그룹 디스카운트'를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LG그룹 디스카운트는 앞서 진행된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때부터 시작됐다. LG엔솔 IPO가 중복 상장 지적을 받으면서다. 실제 LG엔솔 상장으로 LG화학과 LG그룹의 주가가 떨어지며 거센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중복 상장은 모회사가 지분을 가진 자회사가 상장하면 지분가치가 이중 계산되면서 모회사 주가가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는 모희사 주주들이 손해를 볼 수 있어 꾸준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거버넌스 포럼도 지난달 13일 "LG CNS의 가치가 지주회사인 LG에 포함돼 있었던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중복 상장은 명확하다"는 내용을 담은 논평을 공개하며 LG그룹의 중복 상장을 질타했다.

마지막으로 밸류에이션 대비 높은 공모가도 주목받고 있다. 

LG CNS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피어 그룹에 경쟁사인 삼성에스디에스를 비롯해 현대오토에버, NTT 데이터 그룹 등이 포함되며 상대적으로 공모가가 고평가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IPO 간담회에서도 높은 공모가는 지적 대상이었다. 하지만 현신균 LG CNS 사장은 "공모가가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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