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37분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제주행 제주항공 7C101편이 이륙 직후 랜딩기어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항공은 이 항공편에 탑승한 161명 승객에게 랜딩기어 문제에 따른 기체 결함을 안내한 뒤 회항했다. 이후 오전 7시 25분에 다시 김포공항에 착륙했다. 항공기를 교체한 뒤 다시 운항할 예정이다.
랜딩기어는 비행 안전과 직결된 필수 장치로 안전한 이착륙을 보장하는 한편 비상 착륙 시 충격을 완화해 준다. 이번 참사에서는 랜딩기어 3개가 모두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돼 이번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날 회항한 항공편에 투입된 기종은 보잉 B737-800으로 전날 참사가 벌어진 기종과 같다. 제주항공은 41대의 기단 중 39대를 해당 기종으로 운항하고 있다.
보잉 737-800은 국내 항공사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기종이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이 도입한 B737-800은 총 101대다.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대한항공 등 5곳이 있다. 업체별로는 제주항공 39대, 티웨이항공 27대, 진에어 19대, 이스타항공 10대, 에어인천 4대, 대한항공 2대 등이다.
보잉 B737-800의 랜딩기어 결함이 반복적으로 발견되면서 해당 기종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여러 차례 사고가 난 기종이기 때문이다. 2022년 3월 중국 남부 광시좡족자치구에서 추락한 중국 동방항공 MU5735편이 대표적으로 당시 사고로 승객 123명과 승무원 9명 전원이 사망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3월에는 미국 피닉스로 향하던 알래스카항공 B737-800 객실에서 연기가 감지돼 여객기가 포틀랜드공항으로 돌아간 바 있다.
일각에서는 섣불리 사고 원인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제주항공이 항공기 유지·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무안공항에서 추락한 제주항공기가 보잉 737-800으로 전 세계적으로 저비용항공사(LCC)에서 널리 사용되는 모델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보잉 737-800 항공기의 연령은 약 5~27년인데 잘 정비된 여객기는 20~30년 그 이상 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NYT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문제의 비행기는 매우 안전하고 좋은 안전 기록을 갖고 있다”며 “유지·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랜딩기어가) 전개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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