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경철 한국항공대 항공안전교육원 교수는 18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며 아시아나항공은 자연스레 스타얼라이언스에서 탈퇴하게 됐다"며 "항공 얼라이언스 중 가장 규모가 큰 스타얼라이언스는 한국 항공사를 잃게 되고 아시아나항공 소비자들은 최대 규모의 얼라이언스 이용 권한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대한한공은 '스카이팀'에 아시아나항공은 '스타 얼라이언스'에 소속돼있다. 항공 얼라이언스는 소비자의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국제 항공사들 간에 맺은 동맹체로 노선, 라운지, 마일리지 등 서비스를 공유한다. 소비자는 항공 얼라이언스를 통해 한 항공사에 국한되지 않은 마일리지 교차 사용, 라운지 이용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스타 얼라이언스는 1997년 설립된 최초의 항공사 동맹체다. 세계적 규모를 자랑하는 루프트한자, 싱가포르 항공, 에어캐나다 등 25개 항공사들이 포함돼 얼라이언스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총 189개국의 1200여개 공항에 취항하고 있으며 라운지수는 1000여개다. 하루에 운항되는 항공편만 약 1만7500개다.
실제 스타얼라이언스는 지난 7월 진행된 '스카이트랙스 월드 에어라인 어워즈' 시상식에서 '세계 최우수 항공사 동맹체'로 선정된 바 있다. 스타트랙스 어워즈는 전 세계 탑승객들을 대상으로 실시해 공정한 투표로 인정받는 어워즈다.
반면 대한항공이 속한 스카이팀은 스타 얼라이언스보다 규모가 작다.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네덜란드 국영 항공사 KLM 등 19개 항공사가 소속돼 있다. 약 160개국을 취항한다. 하루 운항하는 항공편은 스타 얼라이언스 보다 4000편 가량 적은 1만3600개다. 라운지도 750개로 250개 가량 적다.
따라서 아시아나항공의 스타얼라이언스 탈퇴는 아시아나항공 소비자의 입장에서 마일리지 사용처 제한 등 서비스의 양·질적 하락과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에 소비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은희 소비자학과 교수는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합병 과정에서 얼라이언스 간 마일리지 사용 호환이 중요하다"며 "이와 함께 소비자 피해를 없앨 수 있는 합병 비율을 정확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스타 얼라이언스 탈퇴로 스타 얼라이언스 공석을 채울 새로운 국내 항공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스타 얼라이언스의 공석을 당장 메울만한 국내 항공사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전통 FSC인 두 항공사를 제외한 저비용항공사(LCC)는 얼라이언스에 가입할 여건 마련이 어렵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청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LCC 중에는 회비와 서비스 품질을 FSC 수준으로 고객들에 제공할 항공사는 없어 스타얼라이언스는 새로운 한국 항공사를 찾기 어려워 보인다"며 "FSC 수준의 서비스를 LCC 고객이 저렴한 금액으로 이용하거나 반대로 고가의 티켓을 구매한 고객이 저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항공 얼라이언스에 가입하기 위해선 금전적으로는 가입비와 회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평가받는 티웨이항공도 대한항공의 유럽 주요 4개 노선(파리·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을 이관받았지만 당장은 스타 얼라이언스에 가입할 여력은 없다는 입장이다.
국내 두 대형 항공사의 합병으로 자연스레 탄생하는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연합체인 일명 '통합 LCC'의 얼라이언스 가입 여부도 관심 받고 있다. 현재 대한항공은 진에어를, 아시아나항공은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을 각각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3사의 지난해 매출을 합하면 2조4785억원으로 국내 1위 LCC인 제주항공(1조7240억원)의 규모를 훌쩍 뛰어넘게 된다.
이와 관련해 황경철 교수는 "해당 LCC 연합체가 얼라이언스에 가입할 수는 있지만 스타 얼라이언스는 아닐 것"이라며 "스타 얼라이언스로 가게 되면 대한항공이 속한 스카이팀과 적을 지게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능성이 적다"고 전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스타얼라이언스 탈퇴 시기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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