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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두산그룹 분할합병…외국인·소액주주가 열쇠 쥐었다

임효진 기자 2024-12-02 18:06:33

소액주주와 행동주의 펀드…반대 목소리

국민연금 의결이 주총 향방 분수령 될 수도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간 엇갈린 권고 변수

서울 중구 두산타워 [사진=두산]
[이코노믹데일리] 두산에너빌리티 산하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옮기는 내용의 분할합병안에 관한 임시 주주총회가 오는 12일 열린다. 시장에선 두산에너빌리티 주총에서 외국인과 소액주주의 결정에 따라 분할합병안 통과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2일 “소액주주들이 결집하려는 모습을 보이지만, 긍정적으로 전망하기는 힘들다”면서도 “다만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반대 의견을 냈다는 점에서 상황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ISS는 또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간 자본거래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충돌이 발생한다”며 “외부평가기관을 거쳤지만 이해관계 충돌을 방지하려는 노력이 부족하고 독립성을 갖춘 이사로 구성된 특별 위원회 검토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임시 주총 안건에 반대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환영의 입장을 전했다. 지난 10월 두산밥캣 지분 1.35%를 확보한 얼라인은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행동주의 캠페인에 들어갔다.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ISS의 권고로 분할합병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봤다.

이 대표는 “현재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한 두산 지분이 30%고 외국인 투자자 지분은 23%인데 외국인 투자자가 모두 반대한다고 가정했을 때 분할합병안은 부결된다”며 “국민연금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소액주주도 가세하고 나섰다. 지난달 25일 두산에너빌리티 주주연대는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통해 주주 417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국민연금에 제출했다. 탄원서에는 두산에너빌리티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제개혁연대도 지난달 29일 국민연금이 두산에너빌리티 임시주총 분할합병안에 반대해야 한다는 논평을 냈다. 

나아가 두산에너빌리티 소액주주 연대는 얼라인이 두산밥캣을 상대로 제기한 불법행위 유지청구를 두산에너빌리티를 상대로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법 402조에 따르면 이사의 위법행위로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길 염려가 있는 경우 1% 이상 지분을 가진 주주는 이사가 해당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청구할 수 있다.

반대로 주총 부결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가 찬성 의견을 내면 대체로 따르지만, 반대 의견을 낼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ISS와 함께 글로벌 양대 자문사로 꼽히는 글라스루이스는 1일 두산에너빌리티 분할합병안과 관련해 투자자들에 찬성을 권고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ISS의 영향력이 글라스루이스보다 더 크다 보니 외국 펀드들은 ISS 결정을 따라간다”면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확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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