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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상업·한일銀 출신 '반반'…차기 우리은행장은 누구

지다혜 기자 2024-11-26 15:50:19

조병규 행장 연임 불발…본인 제외 후 선임 요청

세대교체 본격화…최종 후보 발표 28일 유력

조병규 우리은행장 뒤를 이을 차기 행장 후보군이 6명으로 압축됐다. 최종 후보는 이르면 28일 발표된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범석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 부행장, 박장근 우리금융지주 리스크관리부문 부사장(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겸임), 이정수 지주 전략부문 부사장, 정진완 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조병열 은행 연금사업그룹 부행장, 조세형 은행 기관그룹 부행장 [사진=우리은행]
[이코노믹데일리] 우리금융그룹이 연이은 금융사고로 시름하면서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 수장을 교체하기로 했다. 차기 행장 후보군이 6명으로 압축된 가운데 상업은행 출신과 한일은행 출신을 각각 3명씩 고르게 배치한 점이 눈에 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이사들로 구성된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현재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를 놓고 막바지 심사 중이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이날 조직 쇄신을 위해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이사회에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 행장이) 자추위에 은행장 후보 롱리스트에서 자신을 제외하고 후임을 선임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자추위는 이에 따라 후임 은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조 행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검찰은 지난 18~19일 이틀간 서울 중구 우리금융 본사를 압수수색 했다. 특히 조 행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이 부당대출 관련 사실을 인지하고도 금융당국에 사전 보고하지 않은 게 논란이 됐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제보를 통해 올해 5월부터 우리은행 검사에 착수했는데 지난 2020년 4월 3일부터 올해 1월 16일까지 우리은행이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20개 업체, 42건에 걸쳐 616억원에 달하는 대출을 실행한 것을 발견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28건, 350억원 규모가 특혜성 부적정 대출이란 혐의를 받는다.

이와 함께 올해 들어 우리은행이 공시한 횡령 등 금융사고만 4건에 달하면서 내부통제 미흡 논란이 불거져 왔다. 지난 10월 국정감사 당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며 "조직의 안정과 내부통제 강화에 신경 쓰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27일 우리금융 이사회는 자추위를 열고 자회사 대표에 대한 인선 논의를 시작했다. 외부 전문가 인터뷰, 평판 조회, 업무 역량 평가, 심층 면접 등 절차를 거쳐 후보군을 6명으로 압축했다.

구체적으로 김범석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 부행장, 박장근 우리금융지주 리스크관리부문 부사장(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겸임), 이정수 지주 전략부문 부사장, 정진완 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조병열 은행 연금사업그룹 부행장, 조세형 은행 기관그룹 부행장 등 6명이다.

이들은 모두 50대 남성으로 1965년생인 조 행장(59)보다 젊어 '세대 교체'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전에 은행 부문장들도 모두 교체되면서 세대 교체성 인사란 평이 나오기도 했다.

상업은행 출신(김범석, 박장근, 조세형)과 한일은행 출신(이정수, 정진완, 조병열)이 3명씩인 점도 특징이다. 행장 후보에 오른 임원들이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통합 전 입사한 경력이 있는 만큼 출신 안배를 고려한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은행은 지난 1999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통합해 출범한 한빛은행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이에 따른 우리금융 내부의 파벌 문화가 그룹의 내부통제 미흡에 영향을 미쳤단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임 회장도 "우리금융이 여러 은행이 합쳐진 통합은행으로서의 성격 때문에 일부 계파적 문화가 잔존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면서 기업 문화를 바꾸기 위해 끊임없는 교육과 지속적인 점검, 엄정한 신상필벌을 약속했다.

우선 자추위는 롱리스트나 숏리스트 별도 공개 없이 최종 후보를 한 번에 발표할 예정으로, 오는 28일이 가장 유력하다. 다만 손 전 회장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고 있고, 금감원이 우리금융·은행 대상 정기 검사 기간을 이달 29일까지로 연장한 점이 발표일 변수로 지목된다. 우리은행 측은 이달 말 안으로 최종 후보 추천을 완료하겠단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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