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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인도를 잡아라'…포스코·현대차 너도나도 진출

임효진 기자 2024-11-04 18:00:00

제철소 건설 포스코… 현지 합작 회사 설립

현대차, 해외법인 최초 IPO… LG도 추진 중

1인당 국민소득 3000달러… 구매력↑

중국 대체할 시장…엔비디아도 진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4월 현대차 인도권역본부 델리 신사옥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 뒤 직원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이코노믹데일리] 포스코홀딩스는 지난달 30일 개최한 기업설명회(IR)에서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에 앞서 그룹 차원의 인도 진출 전략부터 소개했다.

정기섭 전략기획총괄 사장은 “포스코그룹은 인도 1위 철강사 JSW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철강 분야에서 인도 내 500만t 이상의 합작 회사 설립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고급 자동차 강판 위주로 (생산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시장을 주목한 건 포스코 뿐만이 아니다. 이미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22일 해외법인 중 최초로 인도에서 기업공개(IPO)를 진행해 33억 달러(약 4조500억원)를 조달했다. LG전자도 인도법인 IPO를 추진 중이다.

이순철 부산외대 인도지역통상학과 교수는 4일 “많은 인도 사람들이 자동차를 타고 싶어하지 현재처럼 오토바이를 타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1인당 국민소득 3000달러 돌파를 앞둔 인도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인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인도 시장 성장 잠재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인구 14억명의 인도는 그 동안 생산과 소비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췄음에도 구매력을 지닌 소비자가 부족해 중국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지난해 인도의 1인당 국민소득은 약 2600달러, 1인당 구매력 기준 국민소득(PPP) 9200달러를 기록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3000달러를 넘어서면 인도가 소비 시장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1990년대 중반 인도 시장을 진출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매출에도 최근 이 같은 변화가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인도법인의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15조2163억원, 1조1533억원이었다. 순이익은 전년(5095억원)보다 2배 이상 뛰었다. LG전자 인도법인 매출 역시 최근 3년새 약 1.5배 증가했다. 

인도는 중국을 대체할 글로벌 생산기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4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인도 서북부에 위치한 구자라트주에 건설 중인 1GW(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 칩이 탑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이미 인도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미국 본사 다음으로 큰 규모다.

이 교수는 “기업들 입장에서 미국 대선 결과에 상관 없이 중국과의 관계가 묘연해졌다”며 “글로벌 시장이 포화 상태로 가고 있는데 중국으로는 갈 수 없으니 이제는 인도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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