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SK그룹이 글로벌 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에너지 등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전략을 재정비한다.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한 '운영개선 1.0'에 이어 제조·마케팅 등 운영역량을 제고하는 ‘운영개선 2.0’에도 나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및 주요 계열사 CEO 등 경영진 30여 명은 지난달 31일부터 2일끼지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SK그룹 CEO(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이같은 방침을 정했다.
최 회장은 일정의 마지막 날 폐막사를 통해 "차세대 챗GPT 등장에 따른 AI 시장 대확장이 2027년 전후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 시기를 놓치지 않고 SK가 성장 기회를 잡으려면 현재 진행 중인 ‘운영개선’을 서둘러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 관련 기술력과 그룹 계열사와의 협력 강화를 위해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등 관련 사업을 확장해야 한다는 의지도 전했다. 목표는 반도체 설계·패키징 등 AI 칩 경쟁력 강화, 고객 기반의 AI 수요 창출, 전력 수요 급증 등에 대비한 ‘에너지 설루션’ 사업 가속화 등이다.
올초부터 진행해온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운영 개선 활동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진행하면서 SK그룹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약 84조원이던 것이 3분기 현재 70조원대로 감소하는 등 주요 재무지표에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SK는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219개이던 계열사 수도 올해 연말까지 10%가량 줄일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8조원에 가까운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한 뒤 위기를 극복하고 3분기 7조원의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한 사례도 공유됐다.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는 “올해 실적 개선은 단순히 반도체 시장 회복에 편승한 결과가 아니었다”면서 "기술과 제품 경쟁력 외에 낸드플래시 생산기지인 청주 M15을 HBM 생산라인으로 구축하는 과감한 의사결정이나 데이터 중심 의사결정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조직문화 등이 반전의 기회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경영진들은 그 동안 '운영개선 1.0'을 통해 재무구조 안정화에 힘썼다면, 앞으로 제조·마케팅 등 운영 역량을 제고하는 ‘운영 개선 2.0’을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향후 기술 역량 중심의 ‘운영 개선 3.0’으로 진화, 발전시켜야 한다는 데도 인식을 공유했다.
또 그룹 차원의 수출역량 결집과 사업 간 시너지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SK그룹은 지난해 수출액 96조8000억원으로 한국 전체 수출의 12%를 차지했다. SK이노베이션은 고부가 제품 확대와 동남아·중남미 등 신규 시장 개척으로 지난해 59조원이던 수출액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AI 산업 발전과 함께 수요가 커지고 있는 HBM을 중심으로 지난해 27조원이던 수출 규모를 꾸준히 확대할 방침이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하반기 이후 선제적인 재조정과 운영개선 노력의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며 “지금의 힘든 시간을 잘 견디면 미래에 더 큰 도전과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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