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올해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삼성전자과 애플이 각각 18%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점유율을 소수점 자리까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시장에선 0.5% 내외의 근소한 격차로 삼성전자가 애플을 따돌렸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동기엔 삼성전자가 애플을 3%p 차이로 크게 앞섰다. 삼성전자가 20%, 애플이 17%였다. 직전 2분기에도 삼성전자가 18%로 16%인 애플을 2%p 차이로 따돌렸다.
눈여겨 볼 부분은 두 회사간 점유율 격차가 근접한 시점이 3분기라는 점이다. 애플은 통상 9월에 아이폰 신제품을 공개해 같은 달 말부터 판매하다 보니 아이폰 판매고는 4분기에 반영되는 게 일반적이었다. 지난 4년간 애플이 점유율에서 삼성을 앞질렀던 때도 매년 4분기 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번엔 3분기에 양사 점유율이 근접한 수치가 나온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점유율 감소가 가팔랐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 점유율이 낮아지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카날리스가 지난 7, 8월에 발표한 자료에선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이 지난 2분기 인도와 동남아 시장에서 각각 17%와 18%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보다 1%p, 2%p 줄어든 수치다. 반면 오포와 샤오미,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1~3%p 사이로 성장해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가져오는 모습을 보였다.
인도, 베트남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도 2분기를 기점으로 각각 샤오미와 오포에 내줬다. 지난 18일 공개된 3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 자료에선 1위에 오른 비보와 3위에 그친 삼성전자의 점유율 격차가 3%p 차이가 났다.
삼성전자는 안방인 국내에서도 20대 스마트폰 시장을 애플에 내주고 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지난 2012년부터 발간하는 '한국 성인 스마트폰 사용 현황'에 따르면 올해 20대의 스마트폰 사용자 중 아이폰 비율은 64%였다. 삼성전자 갤럭시(34%)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 2020년까지 삼성전자가 20대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45%로 애플(44%)보다 앞섰던 걸 고려하면, 20대 스마트폰 시장에선 애플에 참패한 셈이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상황이 밝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중국 업체에 의해 저가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퇴출 당하는 건 예견된 일이지만, 청년 세대를 애플에 내주고 있는 건 우려스럽다"며 "결국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며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걸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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