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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늦어지는 청약에 한 발 빼는 건설사... 3기 신도시 분양 산 넘어 산

한석진 기자 2024-10-10 07:49:17
3기 신도시 인천 계양지구 전경 [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인천 계양지구를 시작으로 3기 신도시 본청약이 시작됐다. 하지만 분양 일정 지연에 따른 분양가 상승, 건설사의 소극적 참여로 분양 일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달 30일부터 인천계양지구 A3블록 신혼희망타운 359가구 본청약을 진행했다. 3기 신도시 첫 분양인 만큼 분양가를 가늠할 척도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최근 주택 공급이 지연돼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분양가가 인상돼 예비청약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A3블록 신혼희망타운 전용면적 55㎡의 사전청약 추정 분양가는 3억3980만원이었다. 그러나 2021년 7월 사전청약 후 지난해 10월 본청약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1년 가까이 밀리면서 분양가가 상승했다. A3블록의 분양가는 3억7694만~4억480만원으로 확정됐다. 입주도 예정됐던 2026년 2월보다 늦춰질 전망이다.
 
LH에 따르면 사전청약을 신청받은 공공분양 단지 중 본청약이 진행되지 않은 곳은 82개 단지 4만3510가구 규모다. 공공분양 사전청약 지역은 대부분 3기 신도시였다. 올해 본청약을 진행한다고 공지했던 13개 단지의 본청약은 줄줄이 밀려 길게는 1년 8개월까지 늦어지게 됐다.
 
또 신도시 사업은 LH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이 주관하다 보니 사업비 증액이 쉽지 않다. 민간 분양 아파트와 달리 분양가에 늘어난 공사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상황이다.
 
LH로서는 준공이 지연되면 입주 시기도 미뤄져 분양가가 오를 가능성이 생기는 만큼 건설사를 제때 모집해야 한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민간 시행 사업에서는 공사비 인상분을 반영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공공사업들은 사업비를 올리는 과정이 복잡해 쉽지 않다”며 “민간이 원하는 정도의 사업비가 나오지 않으니 현실적으로 예전 신도시 사업만큼 건설사들의 높은 참여율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3기 신도시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공공사업이 사업비에 물가 상승분만 일부 반영되고 정작 중요한 공사비 상승분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또한 지금 시장 상황이 조금 나아지고는 있지만 미분양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어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혹시나 사업비가 증액된다고 하더라도 3기 신도시에 들어서는 교통 인프라 등도 언제 진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건설사들 입장에서는 고려해야 할 리스크가 많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사업을 취소하고 민간사업으로 전환하게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부동산학과 교수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물량들이 본청약으로 넘어가면서 분양가가 상승하고 공사비가 오르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문제”라며 “사업을 진행할 여건이 안 된다면 사업 자체를 취소하고 민간 업체가 시행 택지를 받아서 진행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2기 신도시 사업 중 경기 파주시 운정3지구 3·4블록 주상복합 사업지를 낙찰받은 시행사 DS네트웍스는 지난 7월 사업 여건이 악화하면서 시공사를 구하지 못했고, 한국토지공사(LH)에 토지비도 내지 못해 사업을 중단한 바 있다.
 
해당 사업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운정역 바로 앞에 있는 초역세권 단지로, 2022년 6월 사전청약 경쟁률이 약 46대 1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은 지역이었지만 사업이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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